더불어 사는 춘천을 위해 달리다

 

‘모두의 살롱’에서 김선미를 만났다. 빈집을 재생해 조성한 커뮤니티 공간인 ‘모두의 살롱’은 회의실과 공유 부엌, 테라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누구나 자유롭게 대여해 사용할 수 있다. 그는 ‘모두의 살롱’ 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작심한달’에 참여해 매주 토요일 8시에 걷고 뛰었다. 익명으로 만난 벗들은 정이 두터워지면서 ‘로망실현’ 프로그램까지 함께하게 됐다.

남편 직장 때문에 7년 동안 주말부부로 지내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2년 전 춘천으로 이사했다. 처음에는 춘천에서 이웃들이 장애 아이에 대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묻는 게 많이 힘들었다. 아이들이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춘천을 바라보니 춘천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자연을 찾고 숲을 찾아 함께 걷고 뛰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런닝별’이 됐다. 아픈 아이를 위해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주고 싶었다. 조금만 힘들어도 가지 않으려 떼쓰는 아이를 달콤한 간식으로 달래 가며 날마다 한 걸음 더 걷고 뛰려고 노력한다. 계속 걷다 보니 아이도 몸의 균형을 찾고 자세가 좋아졌다. 

장애 아이를 돌보기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성인 장애인들의 취업 연습 공간인 호반작업장에 실습을 나갔다. 작업장 친구들이 서로 어울려 생활하는 그곳에도 낭만과 규칙이 있고 행복이 있는 걸 보고 희망을 찾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른이 되잖아요. 장애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보지 못한 세상을 아이를 통해 알게 돼요. 아이를 통해 나를 보게 되니 지금은 아이가 무척 고마워요.” 

활발하게 움직였더니 서서히 힘든 것도 풀렸다. 마침 에너지 넘치는 그의 모습에 사회적협동조합 ‘안부를 묻다’에서 시니어 교육 보조 강사로 일하면 어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아이를 위해 딴 자격증으로 취업까지 되다니! 사람들을 많이 만날수록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너무 기뻤다.

“춘천에 살면 행복해질 수밖에 없어요. 둘러보면 산도 있고 강도 있고, 바쁘지 않은 여유로움이 있어요. 춘천의 낭만은 나를 성장시켜 주고 나를 찾게 해주는 것 같아요. 요즘은 매일 매일 여행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여행하면 설레기도 하고 행복하잖아요. 춘천 사람들이 밝아요. 색깔이 다양하고 소소한 게 많아요.” 

김선미는 참 밝다. 그가 좋은 사람이라서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닐까. 그의 환한 미소 덕분에 춘천이 더욱 빛을 발한다.

 

김정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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