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반할 춘천에서 나를 만나다

 

“위 사람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짐없이 자연과 하나 되고, 지구와 하나 되는 흙길 맨발 걷기 100일(2023.4.10.~ 2023.7.19.)을 완수하였으며, 그 100일간의 노력으로 스스로 감동받아 나의 꿈과 가치와 자신감이 폭풍 성장하였으므로 그 정성을 기리어 내가 나에게 상장을 주어 칭찬합니다. 2023년 7월 19일. 작은 것의 꾸준한 실천이 기적을 만든다. 스마일 김선희.” 

‘맨발 걷기’ 100일째 되는 날, 김선희가 자신에게 수여한 상장에 쓴 글이다.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2023 일당백 리턴즈’ 1기에 지원해 ‘딴짓 프로젝트’로 펴낸 《작심 10주 프로젝트 - 예순 살, 알면 더 반할 춘천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책과 함께 ‘딴짓’으로 확실하게 자신을 찾은 상장도 꺼내 보여 준다. 

홍천에서 지역 만기 1년을 앞두고 그해에 동료 교사 여섯 명이 ‘명퇴’하는 걸 보며 명퇴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아이들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지역을 옮겨 새로운 학교에서 연구부장을 맡아 새 학기를 시작하며 몹시 바쁘고 힘든 시간을 보내다 춘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두의 살롱 후평 - 아침마당 작심한달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일주일 동안 자신에게 임무를 주고 매일 그것을 실행하며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올린 후 토요일 아침 8시에 모여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면서 느낀 점 등을 나누는 모임이다. 

그 제목에서 착안해 ‘작심 10주 프로젝트’를 수행해보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춘천 10곳을 여행하고 사진을 찍고 그림 스케치를 하고 에세이를 써 작은 책 만들기. 시간이 촉박해 다 수행할 수 있을지 남편이 협조해줄지 모르고 시작했지만, 남편뿐 아니라 주변의 응원과 도움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었다. 책이 나오던 날 조촐한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사회를 보고 영상 제작까지 세심히 신경 쓰며 칭찬과 격려로 함께 해준 딸과 남편의 존재가 더없이 소중했다. 학교에서 맡은 업무로 무척 바쁘고 힘든 날들. 거기에 어떻게 이런 일까지 하느냐는 주변의 염려도 있었지만, ‘딴짓’으로 얻은 에너지는 새로운 ‘나’를 찾게 해주었고, 그 기쁨은 그의 일터에서 에너지로 작용했다. 

올해 초부터 시립도서관에서 한국 근현대 시 읽기를 하다가 윤동주가 쓴 동시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신선하고 새로웠다. 새 학기가 되면 학습이 조금 느린 아이들과 윤동주의 동시를 읽어보려 한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호주와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날 거라고 했다. 지면을 통해서 일일이 다 소개할 수 없는 그녀의 일상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자료로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 부지런히 배워서 나누어 주는 것. 그의 끊임없는 ‘작심’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다.       

 

백경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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