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받으소서’ 실천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끄는 만천성당

만천성당 내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판매하는 ‘세집살림터’.
만천성당 내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판매하는 ‘세집살림터’.

 

“우리 ‘공동의 집’이 저희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집이고 모든 세대가 살아갈 집임을 깨닫고 이 집을 보존하는 게 저희의 책임임을 깨닫게 하소서.”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적 회개와 실천의 밑바탕이 되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일부이다. 이러한 실천의 연장선에서 만천성당은 2021년부터 지속 가능한 세상을 향한 공동의 여정을 시작했다. 성당 사무실 옆, 컨테이너하우스는 ‘세집살림터’라는 이름으로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다.

‘세집살림터’는 ‘나’의 집과 ‘이웃’의 집, 그리고 ‘공동의 집’인 지구까지 세 집을 살리는 활동을 의미한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이나 각종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생태적 삶으로 함께 변화해 나가기 위해 약 20명의 봉사자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미사 30분 전후로 친환경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2021년 10월부터 춘천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자원순환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PE·PP 작은 플라스틱 구출하기와 우유팩·멸균팩 모으기를 통해 교우들이 모아온 재활용품 수량에 따라 ‘찬미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이 ‘찬미쿠폰’으로는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플라스틱 가운데 질이 좋은 PE·PP는 크기가 작아 따로 분리해 수거하지 않으면 재활용되기 어렵지만, 따로 모으게 되면 100% 자원순환이 될 수 있다.

만천성당에서는 ‘생태적 삶은 가정에서부터’라는 취지로 매월 가정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찬미받으소서’ 실천사항 두 가지를 정하여 게시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전기 절약하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용기 내어 담아가기,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 유지하기 등 혼자 실천하다 보면 편한 쪽으로 타협하게 될 수 있지만, 공동체성 안에서 의식의 변화를 통해 행동으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만천성당 ‘찬미받으소서’ 지속가능공동체는 올해 활동을 조금 더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동아리로 나눠 세분화한 활동 영역을 조직할 계획이고 그동안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찬미받으소서’ 학교 운영을 준비 중이다. 또한, 지난해 시작한 올바른 먹을거리 생산과 소비를 지향하는 ‘우리농나눔터’를 통해 땅을 살리고 몸을 살리는 친환경 먹거리 판매 등 ‘우리농공동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당의 날’ 행사로 진행한 체험프로그램.
‘본당의 날’ 행사로 진행한 체험프로그램.
지구를 돌보는 실천 ‘찬미받으소서’ 활동 내용과 전시 홍보물.
지구를 돌보는 실천 ‘찬미받으소서’ 활동 내용과 전시 홍보물.

 

‘찬미받으소서’ 활동 분과장 조효선 씨는 “무엇을 했다는 행위적인 결과보다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의미가 있다. ‘찬미받으소서’ 여정은 단순한 환경 운동이 아니다. 생태적 회개를 바탕으로 우리 자신과 사회 전반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며 실질적인 변화와 실천에 대해 강조했다.

기꺼이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태도, 절제를 통하여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 삶 속 자발적 실천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 속 ‘공동’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김희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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