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 지날 과, 재앙 화

過자는 ‘지나다’나 ‘경과하다’,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過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咼(가를 과)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咼자는 ‘뼈’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소리만 빌려오고 있습니다. 過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에 길을 걷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지나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 의미가 확대되어 ‘초과하다’나 ‘넘치다’와 같은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지요.

猶: 오히려 유, 원숭이 유, 움직일 요

猶자는 ‘오히려’나 ‘망설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猶자는 犬(개 견)자와 酋(묵은 술 추)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酋자는 여기에서 소리(추→유)만 빌려오고 있습니다. 猶자는 본래 원숭이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습니다. 猶자에 아직도 ‘원숭이’라는 뜻이 남아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이와는 관계없이 ‘망설이다’나 ‘오히려’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는데, 의심이 많은 원숭이의 특징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不: 아닐 부, 아닐 불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입니다. 영락없이 그런 모양이지요?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합니다.

及: 미칠 급

及자는 ‘미치다’나 ‘이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미치다’라는 것은 어떠한 지점에 ‘도달하다’라는 뜻이지요. 及자의 옛 모양을 보면 人(사람 인)자에 又(또 우)자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又자는 손의 모양을 그린 것으로 마치 누군가를 붙잡으려는 듯한 모습이지요. 이것은 누군가에게 다다르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及자는 ‘미치다’나 ‘이르다’, ‘도달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성어에 읽힌 옛이야기

공자에게는 자공이라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제자가 많습니다. 저 외에도 수많은 제자가 있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자장과 자하가 현명하다고 합니다. 스승님이 보시기에는 누가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시는 지요?”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지요.

“자장은 지나치게 뛰어나고, 자하는 좀 모자란 편이지.”

자공이 다시 물었지요.

“그렇다면 자장이 더 현명하다는 말씀이신가요?”

공자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야.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다를 바가 없지.”

고사성어의 의미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의미.

출전: 《논어》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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