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일은 놀이 같아요”

 

1990년대 초반 어린이 전문서점이 생길 무렵이었다. 김성란은 직접 어린이 전문서점을 운영해 보고 싶어 1993년 부안초 앞에서 10년 동안 ‘동화나라’라는 서점을 운영했다. 2006년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자는 제안에 따라 ‘어린이도서관건립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것을 인연으로 2008년 ‘담작은도서관’을 개관한 이래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도서관은 책을 빌려주는 곳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인식이 바뀌어 도서관은 책을 빌리거나 공부하는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여러 활동이 이루어지는 재미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좋은 책을 소개하기 위해 보드게임·영화·콘서트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도서관에 있으면 즐겁고 편안해서 다시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지역 공동체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도서관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프로그램 참여에는 어떤 제한도 없었다.

도서관 사서가 책을 바탕으로 연극을 기획하거나 출연하는 등 프로그램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당시에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조용하고 무거운 도서관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놀다 가는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자원봉사 활동 참여도가 높아졌다. 책 읽기가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인형으로 책 친구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독서 소외계층을 위해서는 책 배달도 무료로 하고 있다.

“제게 일은 놀이 같아요. 그래서 재미있어요. 일할 때 놀이로 접근하는 게 많아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게 놀아요.” 

그는 공간이 주는 특수성과 개별성을 활용해 담작은도서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발현되길 바란다. 그렇기에 담작은도서관은 더불어 사는 마음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세대가 바뀌어도 담작은도서관에서 경험했던 것들이 삶의 순간에서 좋은 영향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담작은도서관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참여해 공연도 열고 수공예도 한다. 앞으로도 창작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으로 만들 생각이다.

“별도의 공간을 꾸며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해 보고 싶어요. 글이 제대로 된 형식이 아니어도 돼요. 예를 들면 상품을 기획할 수도 있어요. 기획한 상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면서 실제 삶까지 연결하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아기자기한 집들 사이에 숨어있는 담작은도서관의 분위기는 아늑하고 자유로웠다. 그의 소망처럼 앞으로도 담작은도서관이 따뜻한 색으로 오래오래 빛나길 바란다.

 

고유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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