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노래하며 찾은 ‘행복’이라는 선물

 

김수림에게 춘천은 ‘ㅈㅈ’ 그 자체다. 고통과 불행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힘든 시절을 보냈다. 우연히 들른 친구의 작업실에서 노래하는 순간 새로운 우주가 펼쳐진 것 같았다. 그것을 계기로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면서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괴로운 기억으로 가득한 춘천을 떠나고 싶었지만, 과거의 일들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글을 쓰고 노래하지 않았다면 복수심으로 가득한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예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과 함께 활동하며 얻은 긍정적인 기운은 과거의 상처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니 밝은 빛이 보였다. 마침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 1백만 원을 스물한 살 생일에 결식아동 돕기에 기부했다. 힘들었던 열일곱 살에 다짐했던 기부를 실행할 수 있어 행복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예술 활동을 통해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단순히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사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활동하고 싶다. 요즘은 초등학교에 출강하면서 예술 활동이 주는 영향력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책을 내고 음악을 발표하는 것이 단지 자신만의 행복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아이들을 가 르치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다.

“과거에 우연히 친구의 작업실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자 글을 쓰는 작가 김수림도,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라는 모멘트도 없었을 것입니다. 삶은 모든 것이 다 연결된 것 같아요. 연결고리가 단단해질수록 함께 걷는 길은 행복에 가까워지겠죠.”

 

그는 일이란 매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이든 아무런 대가 없이 재능을 기부하는 일이든 마찬가지다. 작가이자 가수로서 그가 지향하는 가치는 선 한 영향력이다. 춘천에도 찾아보면 다양한 종류의 창작 지원사업들이 있고 꾸준히 활동하고 공연할 수 있는 계기들이 존재한다. 어둠에 묻혀 행복의 빛을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그 고통을 이길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며 현재 발 딛고 있는 이곳 춘천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

 

신요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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