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이주민플러스 박미라 회장의 ‘one pick’…김지혜 작가의 《선량한 차별주의자》

 

춘천의 봄은 늘 더디게만 오는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아직 쌀쌀한 기운이 옷깃을 잔뜩 여미게 만드는 요즘, 기울어진 세상이 4월 새봄 맞을 채비로 떠들썩하다. 돌아가는 세상과는 다르게 춘천 한편에서 더불어 살며 이해하고 소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 ‘더불어이주민 플러스’ 박미라 전 회장이다.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이자 한림해피존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이기도 한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15여 년간 춘천시립복지원에서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 온 활동가이다. 퇴계동 모처에서 그를 만나 그의 소중한 책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책 이야기에 앞서 ‘더블어이주민플러스’(속칭 ‘더이쁠’)가 어떤 모임인지 궁금해요.

‘더이쁠’은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2017년에 창립한 모임입니다. 우리 곁으로 다가온 낯선 이웃인 이주민과 함께 하는 작은 사랑방 같은 모임이지요. ‘새터민’에게 영어교육을 지원하기도 하고요, 선주민들과 베트남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도 해요. 2017년부터 이주민영화제 출품작과 지역사회 이주민 자작 상영작으로 ‘이주민영화제 춘천상영전’을 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영화제 준비 경비 조달을 위해 자선 바자회를 준비하느라 서울 동대문·여주·풍기 등을 다니며 지역 특산품 준비를 위해 방방곡곡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지금도 이주민과 선주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활동하는 모임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 같은 책 이야기 있을까요?

‘책과 사람’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어떤 책을 소개할지 고민했어요. 고민도 잠시였지만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인데요. 여러 사람과 함께 책을 읽고 김지혜 작가를 초청해 ‘북토크’도 했던, 기억에 남는 책입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 배경’부터 ‘차별은 어떻게 지워지고 있는지’, ‘차별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 등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에요. 이주민에 관한 역차별 이야기도 담고 있어요. 평범한 특권이 누군가에게는 누릴 수 없는 권리가 되어버리는 세상의 부당함을 저도 깨달았어요.

“차별은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다. 고정관념을 갖기도, 다른 집단에 적대감을 갖기도 너무 쉽다.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 구절이 기억에 남아요. 저도 모르게 ‘차별을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어요. 일상에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라는 말은 모든 사람이 다양한 문화를 가졌다는 뜻이 아니라, 문화적 소수만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처럼 ‘차이’가 낙인과 억압의 기제로 생성되고 있어요. 세상에 차별이 있는 한 차이는 실재하고 우리는 그 차이에 대해 차별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더이쁠’은 이주민 가족들과 함께 더 나은 좋은 세상을 꿈꾸며 그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작가 김지혜는 영화 ‘우리들’을 통해 ‘우리’라는 말은 ‘그들’을 전제로 할 때 배타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하나의 폐쇄된 집단으로서의 ‘우리들’이 아닌, 수많은 ‘우리들’이 교차하고 만나는 연대 관계로서 ‘우리들’을 기대한다. 환대하고 함께하는 열린 공동체로서의 ‘우리들’…. 지금 바로,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이 연대할 때다. 

 

안수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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