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문화예술 관련단체 긴급회의…해결책 없으면 예산 반납

춘천시의회는 지난 21일 제259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2016년도 당초 세입·세출예산안을 최종 의결했다. 예산 결산특별위원회의 삭감안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그 중에서도 축제지원 사업의 경우 내년 예산이 13억8천만원에서 3억원이 삭감된 10억원으로 축소되면서, 가뜩이나 빠듯한 예산을 나눠쓰던 문화예술계 관련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춘천마임축제와 춘천인형극제, 김유정 문화행사 등 춘천을 대표하는 17개 축제의 개최비를 지원하는 축제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됨으로써 관련단체뿐 아니라 문화예술계가 사업진행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인형극장 관련 예산은 삭감됐다 수정되는 등 오락가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춘천시문화재단(이사장 신혜숙)의 경우도 운영비의 상당부분이 삭감돼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춘천시문화재단은 지난 21일 열린 제32차 이사회를 열어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편성 승인 및 내년도 예산편성 등을 논의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들어갔다.

재단 관계자는 “일단 시 문화예술과에 추가경정 확보는 요청해놓은 상태라 추가경정 확보를 기대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쩌겠나. 아껴 쓰는 것 밖에”라는 말로 허탈함을 드러냈다. 그동안 춘천시문화재단 안팎에서 나온 인력보충 등의 운영개선안은 쉽게 진행되지 못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문화재단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한 의원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어서 본보기성이 아니겠냐는 우려의 말들도 새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예술계 쪽 예산 삭감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낸 임금석 시의회 의원은 “문화관광도시를 시의 슬로건으로 내세웠으나 결과는 많이 동떨어진 것 같다”고 지적하며,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할 행정이 역으로 그들의 노력을 빼앗는 행태가 되면 안 된다”고 문화행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덧붙여 “행정이 어떻게 예술인의 창작을 따라가냐”고 전제하고, 기획·운영권을 주체인 예술인들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예산삭감 대상사업 내역은 바르게살기운동춘천시협의회 운영비와 인건비 2천9백만원 가운데 인건비 2천만원 삭감, 체육청소년과 제17회 고교친선체육대회 6천2백만원 삭감, 추곡약수터 주변 정비사업 관련 예산 제출액 19억4천3백만원 중 5억6천만 원이 삭감된 13억8천3백만원이 의결, 몇몇 사업은 삭감된 예산으로 2016년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문화예술 관련단체들은 24일 춘천예총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다음달 15일까지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반납하고 축제를 치르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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