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잘린 양버즘나무

잘 보전된 자연환경은 도시의 경쟁력이다.

수령이 많은 나무는 도시의 품격을 한 차원 높여준다.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춘천엔 오래된 건물이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나무나 강과 산 등 자연환경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신북읍 2군단 앞에 줄지어 선 양버즘나무(플라타나스)들이 모조리 가지가 잘렸다. 지난 5월 심하게 가지치기를 해 줄기만 앙상하게 남았다. 이곳은 상가가 없고, 민가도 드물어 그 모습이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태풍으로 인해 가지가 부러져도 별 피해가 없을 텐데 그런 수모를 당했다.

춘천의 가로수 정책은 오락가락 갈지자를 걷는다. 언젠가 중앙로타리에서 춘천고 방향으로 줄지어 있던 양버즘나무들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주목이 들어서더니 또 소리 없이 사라졌다. 지금은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와서 나뭇가지를 잘랐다고 한다. 그럼 환경단체에서 나무를 자르지 말라고 하면 어처구니없는 가로수 정비가 사라질까?
잘 조성된 가로수 정책은 춘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또한 50년, 100년 후 춘천의 모습을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남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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