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힘들고 어려운 일을 참고 견디면
그 결과는 좋고 기쁘다.
 
어릴 때부터 이렇듯 인내를 미덕으로 배워왔다.
게다가,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니
부당하고 불평등해도 참고 침묵하라 한다.
 
인내하며 침묵하며 긍정의 힘을 믿으며 봄을 기다리지만.
 
꽃은 피었던가?
 
억울하고 가슴 아픈 일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푸른 잎으로 남아
겨울과 맞서 싸우는 인동초를 생각하다가
그저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불의에 싸워 불편함을 견뎌내는 것이 인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앙상한 줄기 칼바람에 더욱 질겨지고
삼동의 눈 다 맞고도 잎은 푸르러
마침내 순백의 꽃을 피운다.
먼데서 들려오는 종소리처럼
맑고 속내 깊은 향기는
골짜기마다 스민다.
 
산 아래 사람들에게
인동초 꽃향기 전하고 싶다.
 
인동초(김예진 수예)

김예진 (자수공예가)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