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골목 안에 자리한 ‘담작은도서관’

효자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골목으로 들어서면 벽화와 설치미술 작품들이 보인다. ‘나팔부는 반처량장군 이야기’ 벽화, ‘하늘지킴이 정크 로봇’, ‘로봇 태권브이’ 나무조각상. 그리고 그 사이 ‘담작은도서관’이 있다. 이곳은 ‘어린이도서문화재단 씨앗’에서 2008년 설립하고 운영하는 장서 2만6천권, 150평 규모의 도서관이다.

도서관에 들어서자 정원이 그대로 보이는 통유리 창문 곁으로 알록달록 동화책이 꽂혀있다. 당장 엎드려 책을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공간이다.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은 오른쪽 벽이 모두 책으로 채워져 있다. 계단을 오르니 나도 왠지 우아해지는 느낌.

“우다다다~~” 근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놀러왔다. 들어오자마자 뿔뿔이 흩어져 책을 본다. 아주 익숙한 몸놀림이다. 책 보는 모습을 찍자 “저도 찍어주세요” 라고 말하곤 엎드려 책을 펼친다. ‘너 사진 좀 찍어봤구나!’

3층에는 시청각실이 있다. 여기에는 영화 DVD가 구비되어 있고 시청각실에서 영화를 바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보드게임도 있다. 책을 보다 심심할 때 빌려서 보드게임도 할 수 있다. 모두 무료다. 도서관에는 매일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청소년들이 도서관에 오는 어린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나는 봉의고 교내동아리 학생들이 와서 책도 읽어주고 책 놀이도 한다. 또 일요일에는 ‘봄내 책동이’라는 모임도 온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의 자녀들이 ‘동생들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봉사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매주 수요일엔 영유아를 위한 스토리텔링, 화요일과 목요일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위한 이야기 항아리, 매월 1회 열리는 자녀교육 강좌 등 다채롭다.

“도서관이 좀 딱딱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저희는 동네 만화방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뒹굴며 책을 보고, 배고프면 간식 먹고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죠. 그중 햇살방과 다락방을 강력 추천합니다”라고 허성옥 사서는 말한다. ‘다락방’은 구석에 ‘짱 박혀’ 혼자 뭔가 하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에 그대로 가 닿았다. ‘햇살방’은 3층에 아담한 정원이 내다뵈는 햇살이 가득 드는 공간이다. 햇살방에 앉아서 보니 저 멀리 대룡산이 웅장하게 펼쳐지고 효자동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제법 추운 겨울이다. 도서관에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보드게임도 하자.

또 모든 메뉴가 천원인 1층 카페에서 맛난 코코아와 머핀을 먹자.

버스 : 새마을고개 하차(11번, 111번, 150번)

 

설현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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