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view] 학교 밖 학교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人터view] 학교 밖 학교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 강종윤
  • 승인 2015.12.02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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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학교 교사들

2013년 학교 밖 청소년 교육비 지원 문제로
강원도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모임을 마련하고 이야기를 이끌던
사람들이 전인학교 구성원들이었다.
마침 중고등학교 진학 상담기간,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낯설고
힘든 여건에서도 대안학교를 지키는
이들의 삶과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렸을 때부터,
내 안의 나를 깨우는 공부가 중요!


기자 전인학교는 초등부터 고등과정까지 있는데, 초중학교는 비인가인 것으로 안다. 설명을 부탁한다.

인정 2005년에 고등과정인 전인고등학교가 먼저 인가를 받았다. 당시에도 전인새싹(초등), 전인자람(중등)학교가 있었지만 인가조건도 까다롭고, 교육부 인가를 받을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로운 교육과정이나 철학을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지금은 전인새싹과 자람학교를 통합해 9년제 초중대안학교로 학제를 개편하여 춘천전인학교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자 전인학교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햇살 처음에 ‘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참사모)이란 강원대학교 동아리를 중심으로 여러 활동을 했다. 내면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어린 시절부터 이런 자기 성장과 궁극적인 내적 변화를 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모았다. ‘밝은 새싹회’라는 소모임으로 출발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안교육을 하자고 하여 전인새싹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지(知)·덕(德)·체(體)의 고른 성장을 위한
자유로운 커리큘럼, 성적을 매기지 않는 평가


기자 전인학교가 공교육 학교와 비교해 볼 때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인정 가장 큰 차이는 교육과정의 유연성이다. 또한 기존의 공교육 틀에서는 하기 힘든 캠프, 무전여행, 해외여행 및 프로젝트 수업 등을 매우 다양하게 시도한다. 물론 교과 중심의 과목수업을 하고는 있지만 시험을 보거나 성적을 매기지는 않는다.

단죽 우리 전인학교는 본래의 교육목적인 지·덕·체의 균형에 중심을 두고, 가능한 즐겁고 행복한 방식으로 이를 체득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과교육을 다루되 스스로 공부의 힘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서 고등학교 진학에 따른 어려움도 줄였다. 지금은 인문계고, 대안학교, 특성화고 등 다양한 곳으로 진학하고 있다.

기자 뜻은 좋은데 비용 때문에 대안학교를 ‘귀족학교’라 하기도 한다.

인정 참 많이 듣는 이야기다. 정부나 교육부가 학교운영에 전혀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공교육에 비해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반야 인건비(공교육 교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학교운영비(공과금, 건물임대료 등)에 최소한의 비용을 책정한 거라 막상 학교는 학교대로 살림이 간단치 않다.

햇살 귀족을 만들어야 귀족학교인데, 우리 전인학교를 그런 면에서 귀족학교라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웃음). 모든 재원과 체계가 갖추어진 기존 학교와 달리 우리는 하나하나 우리의 선택과 힘으로 갖추고 경험해야 한다.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간 ‘귀족학교’란 질문을 많이 받은 듯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제도 밖 학교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수익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대안교육’의 ‘귀족학교’ 논쟁은 그 비난을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인 듯 했다.

교사도 학생도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하는 학교


기자 대안학교라 해도 학생간의 갈등이나 소위 일탈은 있을 것 같은데.

반야 아이들이 가진 욕구나 에너지를 건강한 방식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학교 내 폭력문제가 발생하면 경미한 경우는 아이들끼리, 심각한 경우는 지도위원회 회의를 통해 지혜를 모으도록 한다. 체벌보다 108배 하기, 108번 참회 글쓰기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
기자 교사로서 대안학교는 어떤가?

단죽 학원이나 공교육의 교사일 때는 동료나 교육행정의 규범적인 관계성 때문에 힘들었다면 전인학교는 다른 의미의 낯설음이랄까. 그것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지금은 서로의 활동과 방식을 존중하고 포용해가면서 유대감, 동료애를 느끼며 같이 버텨가고 있다. 이런 교사 간 관계가 전인학교에 남고 싶은 이유가 되는 것 같다.

대안학교가 과연 대안이 될까? 학교 밖에서 또 다른 길이 열릴까? 전인학교는 지난 10년간 스스로 많은 실험을 했고, 크고 작은 실패와 열매를 맛봤다. 그 10년 동안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학교 밖의 황무지에서 서로 부딪히며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열악한 급여와 고된 근무조건이지만, 그들이 오늘도 이곳을 지키는 이유다.

강종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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