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view] 춘천에 날아든 평화나비
[人터view] 춘천에 날아든 평화나비
  • 강종윤
  • 승인 2016.01.12 0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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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지 3년이 되어간다. 취임부터 지금까지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이었다. 12월 중순에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또 하나 날아들었다. 소녀상 이전을 전제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일본정부 발표가 국내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공식적인 내용이 아니라며 일축했지만, 12월 28일 결국 합의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임을 밝혔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 관심조차 없던 사람들이 갑자기 일본대사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위안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 전부터 춘천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꾸준히 활동해 온 ‘춘천 평화나비’를 만나봤다.

효자동 동춘천초등학교 부근에 있는 자그마한 사무실을 찾았다. 춘천평화나비 활동가 강희태·김설훈·송슬기씨와 함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자 춘천에서 평화나비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네요.
강희태 몇몇 친구들과 위안부 문제를 다룬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콘서트를 보는 내내 ‘그 동안 우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하고 많이 반성했죠.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춘천에서도 콘서트를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단 생각에 평화나비 서포터즈를 만들었어요. 그 당시 서포터즈 활동을 하던 친구들이 콘서트 이후에도 계속 모임을 유지하면서 ‘춘천평화나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자 교내 반응은 어떤가요?

강희태 일본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런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서명이나 세미나에 많이 동참합니다. 호응은 좋은 편이에요.

김설훈 김설훈 춘천나비가 거리홍보를 많이 했는데 역사적 사실을 전하기에는 우리 스스로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우선 우리 민족이 당시에 당한 피해사실과 자료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초청강연이나 역사캠프도 기획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요. 춘천에서 어떻게 위안부 문제를 알릴 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 땅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괴롭혔다는 피해의식으로 말초적인 감정만 남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다. 한일축구나 국제 경기에서 일본을 만나면 뜨거운 애국자가 되지만, 경기가 끝나면 신기루처럼 그 뜨거움이 사라진다. 사실 일제 침략에 의해 피해를 본 여성, 노동자, 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이 90분짜리 축구경기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기자 수요 집회 참석을 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자주 뵙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강희태 아무래도 뵙게 되죠. 위안부 할머니들을 뵙기 전에는 할머니들을 전쟁 피해자로 안타깝게만 생각했었죠. 그런데 옆에서 직접 봐온 할머니들 모습은 그냥 우리 할머니, 주변에서 보던 할머니처럼 밝고 활기가 넘쳐서 놀랐어요. 또 할머니들이 젊은 사람들보다도 사회 문제에 더 적극적이었어요. 세월호 문제,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인권문제까지 매우 폭넓은 활동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이제는 동정하는 마음이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자 합의 기자회견 후 수요집회 때 분위기는 어땠어요?

송슬기 아무래도 다른 때 보다 많은 분들이 같이 하셨어요, 집회 분위기도 남달랐는데, 합의 내용이나 보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크게 호응하셨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기자 결국 이번 문제의 핵심은 뭘까요?

송슬기 돈으로 전쟁 피해자 문제를 끝내려는 우리나라 정부와 일본정부의 인식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봐요. 진정성 있는 사과와 더불어 전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완전하지는 않지만, 전쟁 전 상태로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제도 마련이야말로 올바른 배상, 보상인데 말이죠.

기자 평화나비 활동으로 본인들이 바뀐 것들이 있다면

강희태 평화나비 활동을 통해 인권에 대한 인식이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요? 하여간 많이 달라졌어요. 전쟁이란 극단적 상황이기는 하지만,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성이 참으로 많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김설훈 그동안 춘천에서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호응이나 관심이 없어 일을 진행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평화나비를 하면서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결국 사람들에게 호응도 이끌어 낼 수 있단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학교 내 다른 활동을 할 기반도 마련한 것 같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인식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사안에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행동하는 그들에게 힘찬 날갯짓보다 꾸준한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이제 우리가 화답하고 응원할 차례가 아닐까? 2016년 두 날개를 활짝 편 ‘춘천평화나비’의 비상을 우리 모두 기대해 보자.

 

 

 

강종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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