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풍물시장편 3 – 춘천풍물시장 사람들 ① 윤교선 대표
춘천풍물시장편 3 – 춘천풍물시장 사람들 ① 윤교선 대표
  • 허소영
  • 승인 2016.03.0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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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풍물시장 8동 40호
부범물산 윤교선 대표
(춘천풍물시장운영회 이사)




<부범물산>의 역사는 윤 대표의 부친으로부터 시작됐다. 양구와 화천에서 약초상을 하다가 풍물시장 이전과 함께 춘천에 자리 잡았다. 부친과 아들이 40년 세월을 꼬박 약재와 함께 한 셈이다.

“진품이라면, 이젠 눈으로만 봐도 금방 알지.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재배된 것인지 산에서 채취한 것인지 다 구별이 가요.”
한눈에 약초의 이름이며 상품의 질을 구별해내기까지는 무수한 실패가 있었다. 부친은 자신의 노하우를 거저 알려주시지 않으셨다. 스스로 물건을 사면서 실수도 하고, 많은 돈을 잃어버린 경험이 쌓여 어느새 약초 감별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생겼다. 40년의 세월만큼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의미 있는 일도 많았을 터다.

“친구의 아버님이 대장암 말기셨는데 내가 챙겨드린 상황버섯을 드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서 지금도 잘 살고 계세요. 어떤 분은 간수치가 높아서 수술도 못하고 돌아가실 상황이라고 하셨어요. 마침 저와 인연이 돼서 약초를 구해드렸는데, 무사히 수술을 마치시고 회복중이라고 환자복을 입은 채로 찾아 오셨더라고요. 정말 보람 있었어요.”

윤 대표의 입가에는 절로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사람을 살리고, 기운을 북돋우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일에 자신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약재가 도움이 될 때 그는 이 일을 하게 된 것에 큰 행복을 느꼈다.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아달라는 말에 윤대표의 대답은 빠르고도 단호하게 달려나왔다. “신뢰지요, 오로지! 신뢰를 쌓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잃는 것은 한 순간이에요.” 부친 때부터 지금까지 40년 된 단골이 있는가 하면, 우연히 5일장에 들렀던 서울 손님이 내리 단골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 힘의 바탕에는 그가 강조하는 ‘신뢰’가 있을 터이다. 그는 함부로 싼 약재를 권하지 않는다. 중국산은 아무리 먹어도 우리 산야에서 나는 약초의 효능을 따라 갈 수가 없다. 그것을 알면서 싸다고 손님들에게 권할 수는 없는 일이다.

윤 대표는 40년 부범물산 역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판매되고 있지만 이제는 ‘생산’과 ‘판매’라는 2차 공정으로는 승부하기 어렵다. 그는 산양삼 농장을 조성하고, 전문 판매조직을 양성해 장차 보양식품 가공판매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풍물시장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윤 대표는, 풍물시장은 5일장에 비해 상설장이 약하지만 활성화되면 전국 어느 시장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무엇보다 이곳 시장 사람들의 친목과 우애가 돈독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축적돼 있는 게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에는 자부심을, 자신이 속한 시장과 사람들에게는 신뢰를 가진 윤 대표를 보며, 풍물시장이 진정 전국의 “명물·명품시장”이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허소영 시민기자


5일장이 서지 않는 평일의 시장은 나른한 햇살 아래 자리 잡은, 할머니가 가지고 나온 나물의 이름 하나 하나 알아보고, 시장 거리를 혼자 차지하며 산보하듯 걸어 다녀도 좋을 만큼 여유롭다. 이런 여유로움이 아니고서는 시장 사람들을 독차지하며 이야기 나눌 틈이 없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풍물시장의 또 다른 명물 세 분과 만났다. 불그레한 얼굴이 늘 웃는 모습인 <풍물수산회센터> 신규풍 대표, 신뢰가 아니면 망한다는 마음으로 무수히 깨지며 배운 약초상 <부범물산> 윤교선 대표, 기계의 편리를 포기하고 고된 손맛을 고집하는 <낙원떡집> 송병석·박복순 부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문을 남기는 장사 속으로만은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오랜 세월 시장통에서 몸으로 겪어낸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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