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대룡산, 삼악산, 금병산, 오봉산, 그리고 자잘한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동그란 분지 형 도시다. 어느 산으로든 정상에 올라보면 도심만큼 큰 호수를 볼 수가 있는데, 속이 깊은 사발 같은 도시를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저 물은 어디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가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커다란 용의 형상으로 누워 동쪽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룡산은 춘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 산자락 끝 양지바른 마을 어귀에 설립한 지 100년이 된 이름도 정겨운 ‘곰실 공소’가 있다. 춘천교구의 요람 곰실 공소는 고은리 윗너부랭이라는 곳에 사는 신자 엄주언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는 대룡산 자락을 따라 넓은 논과 밭이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지금은 외곽도로 개통으로 도로여건이 좋아져 많은 전원주택이 들어섰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시내버스가 하루에 두 번 정도 오가는 춘천시내의 오지였다. 외곽도로에서 고은리 마을길로 접어들어 조금 들어가면 우측에 아담한 성당이 있다. 춘천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곰실공소다. 곰실공소란 말 그대로 곰실에 있는 공소라는 말이다. 곰실은 고은리의 옛 지명이다. 정겨운 어감을 지닌 곰실에 대해 곰이 나오는 마을이라는 설명은 일단 수긍하기
춘천시 중심부인 약사리 고개 정상(해발 102.3m)에 우뚝하게 서 있는 죽림동성당(약사고개길 21)은 천주교 춘천교구의 주교좌성당이다. 1950년대 석조 성당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빼어난 건축미와 역사성을 인정받아 2003년 6월 30일 국가등록문화재 제54호로 지정되었다.강원도 최초의 성당은 횡성군 서원면에 있는 풍수원성당으로, 1910년 벽돌조 양식으로 건립되었다. 강원도 성당 건축의 모체가 풍수원성당이라면, 춘천의 성당 건축 모체는 동내면 고은리에 있는 곰실공소이다. 곰실공소는 1920년 9월 22일 성당 30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