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선 (산천무지개교회 목사)

지금 우리 인류는 민족과 국경을 뛰어넘어 코로나19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국제질서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강대국들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쟁양상은 핵 및 생화학무기 등 기존의 군사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사회학적 개념인 인류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평화의지와 국제협력체제가 전쟁억지력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면에서 반전 반핵 화해 융합을 품을 수 있는 평화도시를 매개로 동북아 평화공존의식을 확산하는 것도 하나의 바람직한 대안일 것이다. 강원도와 춘천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견인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있다. 춘천은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고 있는 휴전선을 머리에 이고 있으며 세계 유일의 분단자치단체인 강원도의 수부도시이다. 동시에 춘천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낭만의 도시이기도 하다. 

수도 서울에서는 고속버스나 고속전철로 1시간여 달려오면 숲과 물이 어우러진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앞에 마주하게 된다. 춘천은 물이 풍부하여 호반의 도시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상수원 보전 등 개발 제한이 많아서 산업시설의 유치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지정학적, 환경적 제약조건들을 역으로 지역발전의 계기로 전환할 수 있다면 훌륭한 평화자산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분단 강원도의 수부도시인 춘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으로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캠퍼스를 유치하는 방안은 어떨까? 그러면 세계평화의 상징도 되고 지역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투에서는 병사들에 의한 고지 점령과 육탄전에 필요했던 총검술은 무용해지고 로봇·무인전차·드론 등 최첨단 과학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지휘관 양성기관인 육군사관학교도 이 추세대로라면 군사시설이라기보다는 생도들에게 첨단과학기술과 선진 무기체계를 연구 학습하게 하고 실습 훈련하는 과학기술대학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사관학교를 고즈넉한 숲속의 아름다운 캠퍼스에 조성하고 민관군의 연구기관들과 협력한다면 세계 최첨단의 명품 평화수호 사관학교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호반의 도시 춘천 어딘가에 평화수호의 상징인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캠퍼스가 세워지는 상상을 해본다. 세계 유일의 분단 강원도는 ‘평화자치도’로 그 수부인 춘천시는 긴장과 낭만을 담은 ‘평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여 강원도와 춘천시를 찾는 세계인들과 함께 동북아 평화를 이끌어 가는 동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분단 강원도 지역이라도 최전방 접경지에 육군사관학교를 유치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나 전략적으로 한계가 있다. 대한민국 육군 최고의 인재 양성대학인만큼 강원도의 수부 춘천으로의 유치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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