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아 기자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동과 사회 활동의 제약이 대폭 축소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패턴도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변화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자연의 공기가 깨끗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초미세먼지 농도는 작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나라마다 외출하는 사람 수가 크게 줄면서, 육상의 야생동물과 해양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진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처럼 득이 있는 반면, 실도 뚜렷하게 존재한다. 바로 마스크 착용과 배달음식이 촉발한 환경오염이다. 

경제 활동 축소에 따른 환경 변화는 과거에도 이미 여러 차례 발견된 바 있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개선 또한 일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회용품 사용에 따른 감염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량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직접 관련된 의료분야도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의료용품 소비가 꾸준히 증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한 격리의료폐기물은 약 647톤에 달해 작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다행히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8월을 기점으로는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 허가 용량 대비 소각률은 83.8%로 비교적 안정화되었다.

방역 필수품인 일회용 마스크 폐기 문제도 새로운 환경문제로 떠올랐다. 일회용 마스크의 재료는 비닐 코팅 처리된 종이, 플라스틱, 폴리프로필렌인데, 이 재료들은 재활용 처리가 어려워 환경오염의 또 다른 주범이 됐다.

비대면 배달 음식 산업의 성장에 따라 수많은 일회용품이 새롭게 소비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환경부의 발표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비닐 폐기물은 일평균 951톤, 플라스틱 폐기물은 848톤으로 작년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기업과 개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페 업계에서는 빨대를 대신할 수 있는 컵 뚜껑을 선보였다. 세탁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조금씩 따라 쓸 수 있는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마트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어떤 통조림 회사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통조림 햄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통조림 기업들도 친환경 포장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개인 차원의 환경보호 운동으로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꼽을 수 있다. 이 운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행여 야생동물을 해칠세라 마스크의 끈도 잘라낸 뒤 분리배출 한다. 

이처럼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회용품의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명료하게 각인시켜주는 캠페인 전개가 필요하다. 일회용품을 쓰는 소비자에게는 처리 비용을 부과하고, 재활용품을 쓰는 소비자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절실한 때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