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일본정부는 지난 13일 내각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일본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에 방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외교와 과학의 문제로 국민 안전과 주변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변국 협의,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사회 협력을 통해 계속 다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강원도의회가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국 원전 인근 지역 동맹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인근 국가 동의 없는 방류는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과거 러시아의 핵폐기물 해양투기를 반대했고, 세계 정상들을 설득해 방사성 폐기물 해양투기 전면금지를 골자로 하는 런던협약을 개정했던 일본이 태도를 바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작태에 울분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중국은 일본의 결정으로 국제사회가 위험부담을 안게 됐다며 일본은 아시아의 안전, 이익은 무시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연 이것이 일본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같이 죽음의 길로 가는 것은 아닐까. 오염수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오염돼 앞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일본 국민들도 오염수 해양방류를 반대했다. 지난해 《요미우리신문》이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50%가 반대했다. 당시 NHK는 후쿠시마 현지는 해양방류에 대해 절망적인 분위기라는 뉴스를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한 후쿠시마 주민은 “지역언론들은 정부가 삼중수소를 희석해 배출하면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정부의 섣부른 결정이 후쿠시마에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야마 료타 후쿠시마대학 농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을 이해시키고 주변 여러 나라에 충분히 설명해 납득시키지 못하면 방출을 연기하거나 (피해대책 등) 조건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표면상으로는 반대를 하는 듯 보이나 아닌 것 같은 뉘앙스를 느끼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유엔 인권전문가들은 오염수가 많은 양의 방사성 탄소-14를 비롯해 스트론튬-90과 삼중수소를 포함한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일명 ALPS) 기술이 오염수에서 방사능 농도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ALPS가 삼중수소나 탄소-14를 제거하지 못했다며 두 번째 처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어떠한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삼중수소의 수치가 매우 낮으며 인간이 건강에 위협되지 않는다고 언급하지만, 과학자들은 물속의 삼중수소가 유기적으로 다른 분자와 결합, 먹이사슬을 통해 식물과 물고기,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을 넘는 환경 피해를 방지하고 해양환경을 보호해야 할 국제적 의무가 있는 일본 위정자들은 일본 국민과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이런 일을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다.

지난 16일 더 놀라운 사실을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 도카이(東海)재처리시설은 1977년부터 2007년까지 30년 동안 약 4천500조 베크렐(Bq)의 삼중수소(트리튬)가 포함된 오염수를 방류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중인 오염수 약 125만t에 포함된 삼중수소 860조 베크렐의 5배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카이재처리시설은 폐쇄조치에 들어갔지만 지금도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의 배출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일본 위정자들의 민낯이 아닐까. 일본은 언론을 철저하게 국가가 관리하는 나라라는 말을 하는 일본인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위정자들에게 속고 있다. 그 속임수를 국제사회에서도 쓰려고 한다. 일본은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없는 사실도 만들어 은폐하고 미화한다. 이런 작태를 이제는 그만 멈춰 주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일본의 위정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들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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