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민주재단, ‘국가폭력의 상처와 치유’ 포럼 열어

강원민주재단(이사장 최윤)과 사북민주항쟁동지회(회장 황인오)는 지난달 4월 29일 청소년수련관 꿈마루에서 ‘국가폭력의 상처와 치유: 사북항쟁, 춘천·강릉 보안대’라는 제하의 포럼을 개최했다.

김아람 한림대 글로컬융합인문학전공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사북 광산노동자의 민주화운동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1980년 미 국방성 비밀문서에 따르면, 공수특전단 11여단 61, 62대대가 사북항쟁(4월 21~24일) 진압을 위해 4월 23일부터 원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폭로하며, “사북항쟁은 탄광노동자가 자발적으로 벌인 운동으로 주동자가 없다. 하지만 정보기관들은 주동자 찾기에 혈안이 되어 무고한 광부들을 연행, 고문과 구타를 서슴지 않았다. 이것은 전형적인 국가폭력이다”라고 규정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아람 한림대 글로컬융합인문학전공 교수와 전흥우 강원민주재단 기록사업위원장이 주제 발표를 하였고,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 최경운 5·18 당시 관동대학교 학생, 안재성 5·18 당시 강원대학교 학생, 박인균 5·18 당시 강원대학교 학생이 당시 보안대가 저지른 야만적 고문 및 구타 등 국가폭력에 대한 생생한 증언의 시간을 가졌다.

전흥우 강원민주재단 기록사업위원장은 보안부대 연혁을 소개하며 “이름만 바꾼다고 정보기관의 행태가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 가해의 진실까지 밝히지 않으면 진정한 과거사 청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강원대학교의 보안대 관련 피해 상황 등을 소개했다. “5·18 이후 보안대가 자행한 강제징집도 강원대가 28명으로 지방대학 가운데 세 번째로 많았고, 녹화사업 대상자도 24명으로 지방대학 중에 경북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보안대 터 민주평화기념관 설립에 대해서는 “옛 광주 505보안대 터가 역사공원으로 변모했고, 고문으로 악명이 자자했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변모했다. 춘천 보안대 터도 민주평화공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시대적 당위성을 역설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이원갑(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 최경운(5·18 당시 관동대학교 학생), 안재성(5·18 당시 강원대학교 학생), 박인균(5·18 당시 강원대학교 학생) 등이 보안대 만행에 대한 증언을 이어갔다.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은 “당시 합동수사본부는 사북항쟁 관련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노사정 합의 내용을 깡그리 무시한 채 사북지역 광산노동자 및 여성 140명을 5월 16일 불법 연행해 온갖 고문과 구타를 가했다. 당시 함께 연행된 여성 40명도 몸에 맞지 않는 헌 군복을 입은 채 구타와 고문을 당해 실신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실신한 여성들은 상의가 치올라가고 바지가 흘러내려 치부가 드러나기도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었다”고 회상하며 국가권력의 야만성에 잠시 울먹였다.

이어 5·18 당시 관동대학교 및 강원대학교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과거를 증언하며 치떨리는 분노에 자주 말을 잇지 못했고,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포럼에 참석한 김지숙 시의원은 “무자비한 국가폭력의 상처를 치유하고 기리기 위해서 시의회에서 춘천 보안대 터에 민주평화기념관 설립 당위성에 관한 5분 발언을 하겠다. 이후 ‘민주평화기념관 설립’ 결의안을 제출하여 시의원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창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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