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편지를 쓰다〉 & 〈크리스마스 씰에 담긴 희망〉
명사들의 친필서한부터 역대 크리스마스 씰… 내년 2월까지

김유정문학촌이 특별전시회 <셀럽, 편지를 쓰다>와 <크리스마스 씰에 담긴 희망>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문학촌이 지난 1년간 진행해 온 연속 기획전 <김유정문학촌 소장 희귀자료 특별전>의 4번째 시리즈이자 마지막 순서이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 열리고, 무료로 볼 수 있다. 

<셀럽, 편지를 쓰다>에서는 2013년 故박민일 교수(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가 문학촌에 기증한 자료 192종 500여 점 중 예술·사회·종교·정치 분야 인사들의 서한을 소개한다. 

장일순 선생이 故박민일 교수로부터 저서를 받고 보낸 감사편지.      사진 제공=김유정문학촌

박 교수는 30여 년간 아리랑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노래를 채집·정리하는 데 매진했다.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아리랑 관련 수집품이 1천500여 점에 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아리랑 연구》를 박사 논문으로 써 대한민국 제1호 ‘아리랑 박사’로 통했다. 서한들은 청각장애를 딛고 독창적인 한국화의 경지를 이룩한 운보 김기창, 불교학계를 선도한 김지견, 《표준국어사전》을 펴낸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 신기철, 한국 불교계의 거목 탄허스님, 사회운동가 무위당 장일순, 춘천 출신 전 국무총리 한승수 등 거장과 명사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겨 있어서 깊고 너른 교유(交遊)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씰에 담긴 희망>은 유용태 김유정문학촌 고문이 기증한 크리스마스 씰(christmas seal) 68종 4천181점 중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크리스마스 씰을 소개한다. 한국 최초의 결핵요양원인 ‘구세요양원’을 설립한 셔우드 홀(캐나다·1893~1991)이 1932년에 발행한 한국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 <남대문>은 결핵 퇴치 사업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왔다. 셔우드 홀은 당초 크리스마스 씰 도안을 태극기 문양으로 기획했지만 일제의 탄압에 의해 남대문 도안으로 바뀌었다. 

또한 1953년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되고 처음 발행한 <색동저고리 소녀> 등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결핵퇴치운동’의 상징인 크리스마스 씰의 유래와 역사를 돌아보며 코로나 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결핵은 현재도 치료가 쉽지 않고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결핵 사망자 수는 1천356명으로 법정감염병 사망자 중 가장 많았고,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922명)보다 434명이 많다. 김유정과 이상도 결핵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전시는 결핵으로 죽음에 이른 문인들의 모습도 함께 배치해 메시지를 더했다. 이순원 김유정문학촌장은 “우리 시대 거장들의 친필 서한과 크리스마스 씰이 추운 겨울 문학촌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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