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가까이 있어야 한다’
‘도서관은 가까이 있어야 한다’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2.01.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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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마루도서관, 소셜리빙랩 ‘북캠핑’ 실험운영… 지난해 10~11월 우두LH·롯데인벤스
도서관 물리적·심리적 접근성 해소 호평… 돌봄·마을공동체 활성화 효과도 확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쉽고 편하고 즐겁게 도서관을 찾을 방법을 찾아보자.” 사농동 한 아파트에 자리한 꿈마루도서관이 춘천사회혁신센터 2021 소셜리빙랩에 도전한 이유이다. 

춘천에는 공공도서관 10곳과 15곳의 작은 도서관이 있지만, 도서관의 접근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져오고 있다. 도서관 대부분이 언덕 위나 대중교통이 불편한 외곽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춘천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9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도서관에 잘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집에서 멀어서(33.9%)’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도서관, 서점에 함께 가기’가 29.5%를 차지했다. 결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도서관 이용을 높이려면 도서관 접근성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북캠핑’에서 어린이들이 그림책에 흠뻑 빠졌다.     사진 제공=꿈마루도서관

꿈마루도서관은 기존의 이동식 도서관 즉, 버스에 책을 싣고 아파트 단지, 마을, 복지회관 등을 찾아가는 이동도서관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새마을문고중앙회’에 따르면 2018년 이동도서관 대출권 수는 약 118만 권에서 2020년 약 61만 권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이용자도 55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꿈마루도서관은 이동도서관의 이용자가 줄어드는 이유로 △체류 시간이 적고 학생들이 접하기 어려운 시간에 방문 △열람 공간의 부재 △홍보 부족 △이용자가 적은 곳 방문 등을 꼽았다.

이에 꿈마루도서관은 △하루 1곳만 체류 △별도의 열람 공간 조성 △홍보 강화(아파트 게시판·현수막·SNS홍보) △오후 4시~6시 등 학생 이용 가능 시간에도 운용 △잠재적 이용자가 많은 아파트 방문 등을 개선방안으로 내놓았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이동도서관을 위한 현장 답사, 설문조사, 여러 유형의 찾아가는 도서관 시뮬레이션 등을 거쳤다. 이후 지난해 10~11월 “재미있고 특별한 콘텐츠와 함께 아이들을 찾아가자!”라며 우두LH아파트와 롯데인벤스아파트 놀이터 등에서 ‘북캠핑’이라는 새로운 도서관을 실험·운영했다. 

작은도서관협회의 도움으로 300여 권의 책을 준비한 ‘북캠핑’은 도서관으로 가는 물리적 접근성을 수월하게 하는 것을 넘어, ‘책놀이’(책을 읽고 그림으로 표현), ‘북아트’(소품이나 책 표지 만들기), ‘캐리커처’, ‘캘리그래피’, ‘미니인형극’ 등 다양한 독서프로그램과 독서공간 조성을 통해 아이들이 놀이하듯 책을 접하게 했다. 꿈마루도서관 김동윤 관장은 ​“해먹에 누워 동화책에 푹 빠지거나, 텐트에서 아빠와 다정하게 책을 읽는 등 아이들이 새로운 방식의 독서 체험을 재미있어했다. 함께 진행한 인형극 시간에는 분리수거 실천에 대해 교육했는데 아이들의 집중력이 무척 높았다”라고 말했다.

호평은 현장 설문조사에서 그대로 확인됐다. ‘도서관이 이곳에 있다면 자주 이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 83%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원 도서관이 도서관의 접근성을 해소해 주는가?’라는 질문에는 96%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원 도서관이 책 읽기에 좋은 곳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이들 100%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진 제공=꿈마루도서관

김 관장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책에 흥미 없거나 도서관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다는 반응을 얻었다. 매주 약속된 시간에 북캠핑이 찾아오자 주민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책이 스며들었다. 과거 이동도서관의 단점을 개선한 덕분에 간식을 싸 들고 아이와 함께 오는 엄마, 텐트에 들어가 몇 장의 책을 읽고 학원으로 가는 청소년, 가까워진 이웃 등 짧은 실험기간이었지만 아파트 주민들의 일상 속에 도서관이 들어가 일주일 중 하루는 ‘북캠핑데이’가 펼쳐졌다”라고 말했다. 

소득과 함께 지속성에 관한 고민도 비쳤다. “도서관이 가까이 있어야 독서인구가 늘어난다는 게 이번 실험 활동으로 증명됐다. 돌봄, 평생교육, 마을공동체 활성화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따라올 수 있다. 이번 활동의 영향으로 우두LH아파트에 작은도서관이 들어선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에는 작은도서관을 의무적으로 조성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속성? 작은도서관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찾아가는 도서관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성과와 근거자료를 시와 시의회·시립도서관·작은도서관협회 등에 알리고 지속성을 모색하려고 한다. 굳이 북캠핑이 아니더라도 마을 곳곳에 작은도서관이 생겨나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공동체가 활성화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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