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칼럼] 코로나 시대, 우왕좌왕 선거관리가 만들어 낸 쓰레기 선거
[환경 칼럼] 코로나 시대, 우왕좌왕 선거관리가 만들어 낸 쓰레기 선거
  • 김하종(대학생기후행동 강원지역 대표)
  • 승인 2022.03.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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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 코로나19 확진가가 연일 폭증하는 가운데 지난 3월 4일, 5일 양일간,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진행되었다. 2일차 17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34.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투표 현장의 뜨거운 열기 못지않게 거리두기와 손 소독 등 철저한 방역 대책이 강조되었다.

사전투표소별로 배달된 방역물품키트에는 손 소독제와 소독티슈 등과 함께 비닐장갑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제20대 대선 사전 투표일인 4~5일과 본투표 당일인 9일 모두 전국 투표소에는 감염병 확산 예방 차원에서 예외 없이 일회용 위생장갑(비닐장갑)이 비치되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이번 20대 대선에 전국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전부 일회용 비닐장갑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8천800만 장이 쓰레기로 배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인 수(4천390만 명)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실제 이번 대통령 선거의 전체 선거인 수는 4천419만7천692명으로 확정되었다.

하지만 투표 참여자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투표소에 비치된 비닐장갑을 착용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선거인에게 발송한 ‘코로나19 관련 안내 및 예방수칙’에 따르면 ‘투표소 입구 등에 비치된 손 소독제로 손 소독을 꼼꼼하게 하되 위생 비닐장갑은 필요시에 제공한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투표소에서의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여부는 필수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투표소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었다. 입구에서 일회용 비닐장갑을 나누어주며 착용하게 한다거나 구두로 입장 시 비닐장갑을 착용하도록 한 투표소도 있었다. 실제로 사전 투표 양일간 투표소마다 비치된 비닐 수거함이 수북하게 쌓인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투표소 입구에서 비닐장갑을 끼고 들어가더라도 손도장을 찍을 때나 기표소 안에서 투표하기가 불편해 벗게 되는데,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한 유권자는 “선거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더라도 버젓이 입구 앞에 비치해 놓으면 당연한 줄 뽑아 쓴다”라며 “비닐장갑을 치워두거나 비닐장갑은 의무 사용이 아니라는 안내표지라도 해놓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부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시민들 사이에선 3월 9일 대통령선거 본투표에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직접 안내 표지판을 만들기도 해 이목을 끈다. 춘천에서 사전 투표를 진행한 최솔미씨는 “지난 선거에는 모두 꼈기 때문에 이번에도 끼는 줄 알고 비닐장갑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시민들에게 좀 더 확실하게 안내해 드리면 좋을 거 같아서 만들어 봤다”라고 후기를 밝혔다. 

앞으론 지자체와 선관위 등 공공에서부터 먼저 쓰레기에 민감해져야 한다. 친환경인 일회용은 없다. 비닐장갑 포장 상자에 친환경만 써 붙인다고 능사가 아니라 진짜 쓰레기가 적게 배출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김하종(대학생기후행동 강원지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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