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한 춘천시장은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당선 후 소감에서도 삼춘이경(三春二京) 세일즈 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일주일 중 이틀을 서울 출장을 가겠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시민은 없을 것이다. 그만치 자신의 중앙정부에서의 경험과 인맥을 춘천발전을 위해 다하겠다는 뜻이리라. 너무 성급한 평가라 여길지도 모르지만, 최근 동서고속도로 착공 기념식을 보면 춘천이 중앙정부로부터 홀대를 넘어 소외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지난 18일 동서 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속초 엑스포광장에서 열렸다. 언론에 공개된 춘천~속초 철도착공 기념식이라고 명명된 사진에 춘천시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철도 침목 서명, 기념사, 퍼포먼스 등의 공식 일정에 춘천시장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 공동취재단의 명의로 배포된 기념식 사진에도 춘천~속초 철도착공 기념식이라는 선명한 문구 앞에 속초시장이나 춘천시장의 자리는 없었다. 심지어 <육동한의 시청일기>라는 본인의 SNS 글에서도 곁다리 사진들만 가득 올라와 있다. 

고속화도로의 양 기점이 춘천과 속초인데, 착공 기념식이 속초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서도 지역 정가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는데, 기념식의 말석에도 끼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자 해석이 분분하다. 그래서 동서고속화도로 착공기념식에 동은 있는데 서는 없다는 말이 나온다. 속초는 있고 춘천이 없다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속초의 국회의원과 시장이 정부 여당인 국민의 힘 소속인 점이 고려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육동한 춘천시장과 허영의원 모두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니 춘천이 뒷 순서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진태 도지사와 대통령과의 과거 껄끄러운 관계까지 더해져 춘천이 소외된 것 아니겠냐고 한다.

기념식 의전 절차는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국가 기간산업 추진에 사적 인연, 더 나아가 정당 소속 여부가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될 일이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춘천과 속초만의 문제도 아니다. 강원도를 넘어서 국가 전체의 발전과 관련된 사업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2027년 개통이 이런 이유로 차질을 빚어서도 안 된다. 삼춘이경은 고사하고 시장의 목소리가 너무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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