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와 시공 별개 발주, 건축 자재 임의 변경 등
문학촌, “문화예술과에 수차례 시정 요청했지만 강행”
오픈 전 전문가 초빙 자체 평가… 시의회 제출예정

공립문학관 김유정문학촌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기념전시관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새로 조성된 기념전시관에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 여러 문제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김유정문학촌은 일반인 공개에 앞서 전문가들에게 기념관을 공개하고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 조성된 김유정문학촌 기념전시관이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기념전시관 재조성 사업은 시 문화예술과에서 주관한 사업으로 김유정문학촌은 전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참여했다.

취재 결과 김유정문학촌에서는 공사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전시관을 새롭게 개편하는 과정에서 설계와 시공이 별개로 발주되었으며, 시공 단계에서는 감독관도 없이 수 개의 업체가 각각 입찰을 받아 시공에 참여하면서, 혼란과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설계 단계에서 세심한 분석과 시뮬레이션이 없는 채로 진행되어, 실제 시공 단계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설계자도 전시 전문가도 아닌 담당 주무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건축 자재가 임의로 변경되었으며, 기념전시관 조명과 색채 등도 설계와 무관하게 선택됐다.

이에 문학촌에서는 “담당 부서에 수차례에 걸쳐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설계 검토 및 변경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담당 계장은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며 공사를 강행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새로 조성된 전시공간에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이번 평가단은 미술관과 박물관 관장을 비롯하여 강원도 및 수도권에서 활동 중인 전시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평가 기간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이며, 결과를 취합하여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기념전시관 재조성 공사는 안전문제뿐만이 아니라 공간 구성력이나 전시 수준에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 평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시 담당자 한 개인의 역량이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관에서 주도하는 공사 발주 체계 등 근본적인 시스템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전문가 평가 등 자세한 내용은 후속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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