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물 인터뷰는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 제작한 <Spring 100, Spring! vol.3>에 수록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봄바람이 직접 추천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입니다. 출판인을 꿈꾸는 지역의 청년들, <로컬에-딛터>가 아카데미 실습 과정으로 직접 인터뷰와 사진 촬영,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춘천을 사랑하는 ‘춘천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재단과 에디터의 허락하에 전재(轉載)하기로 합니다. - 편집자 주

 

고유한 춘천의 색깔이 보존되었으면 해요  호기심 많은 생명과학 연구원 고석호

 고석호는 국가 연구소 연구원이며,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는 열정 청년이다. 정선에서 태어나 서울과 강릉에서 살다가 10개월 전 춘천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고석호는 평일 퇴근 이후 수영을 하고, 정기적으로 독서모임 <독서 한 잔>과 영화모임 <young 譮>를 운영하고 있다. 철학 서적 <우주의 모험>과 에세이 <강릉 바다는 나를 닮아있다>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주말에는 종종 강릉이나 양양으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간다.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고 진지한 토론부터 액티비티까지 두루두루 즐길 줄 아는 만능 취미 부자다.

“저의 원동력은 호기심이에요. 궁금한 것들이 저를 움직이게 하거든요. 생명과학뿐 아니라 생각하는 걸 좋아해 인문학, 철학, 예술에도 관심이 있어요. 다양한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재미를 느껴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책모임과 영화모임을 운영한 지 10년이 됐고요. 모임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있어요.”

고석호는 10개월 전 춘천으로 이사를 왔다. 춘천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춘천의 다양한 자원을 고석호답게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춘천에서도 책모임과 영화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수상레저도 즐기고 있다. 또한, 청년과 관련된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청년연구가와 청년청 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춘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연극 워크숍과 일당백 사업에 참여했고, 강원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 작가 수업을 듣기도 했다.

“춘천은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라서 좋아요. 문화시설과 프로그램도 많고요. 도시와 지방의 경계라는 느낌이 춘천만의 색깔이 된다고 생각해요. ‘서울시 춘천구’처럼 춘천이 수도권에 편입되길 바라는 분위기도 있지만, 저는 고유한 춘천의 색깔이 보존되었으면 해요.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나가지 않도록 인프라와 복지가 확충되었으면 좋겠고요. 춘천 그대로 아름다운 도시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는 춘천이 춘천다운 색깔을 잘 간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역에서 삶의 가치관을 넓힐 수 있는 모임과 활동을 지속하고자 한다.

오늘도 고석호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시나리오를 쓰고 있고, 생명과학 교양서적을 준비 중이다. 계속해서 책모임과 영화모임을 운영하며, 이 모임들이 창작활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미래에는 장편 영화 제작과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활동을 지역에서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고석호가 일상에서 피워내는 움직임이 춘천을 더 춘천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ditor 위서린

 

사진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요  자연을 담다, 고유주

춘천에서 나고 자란 고유주는 강원대학교에서 영상문화학을 전공했다. 커피와 산책을 좋아해 춘천의 카페와 산책길을 섭렵했다고 한다. 요즘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진로 탐색을 하는 중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고유주는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를 졸업했다. 일반적으로 자격증 취득, 대외활동, 인턴십을 해야 하는 시기에 그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업전선에 올라타 있다.

고유주는 사진으로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왔다. 졸업 직후 두 달 동안 사무실습을 해보기도 했지만 사무직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해보지 못할 것들을 하나씩 해보기로 결심했다. 국비 지원으로 교육을 받고 근화동396과 춘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나열하면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자격증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스튜디오에 지원해 떨어졌다. 인물사진을 주로 찍는 스튜디오라서 그런 것 같다. 고유주는 인물 위주의 사진보단 풍경 위주의 사진을 추구하기에 알맞은 스튜디오를 찾으면 다시 지원하려고 한다. 인터뷰를 하며 풍경사진과 영상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고유주는 자연과 가까운 춘천을 좋아한다. 종종 산책하며 생각에 잠기는 것을 즐긴다. 카메라를 들고 춘천의 풍경을 담기도 한다. 공지천, 물레길, 소양 2교. 많은 춘천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만약 춘천을 떠나게 된다면 이 풍경들이 참 그리울 것 같다고.

커피 마시기 좋은 춘천 또한 좋아한다. 커피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고유주만의 카페 리스트가 있을 정도다. 누군가 카페 추천을 원하면 언제든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정말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살고 싶어요.”

춘천에서 사진으로 숨 쉴 틈 없이 바쁜 삶을 살고 싶다는 고유주. 머지않은 날 우리는 춘천에서 사진가 고유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갓 사회로 나와 꿈을 위해 달리는 고유주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ditor 윤성준

 

여유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도시, 춘천 플리블리 디자이너 고종건

“저는 점쟁이 고구리입니다. 작은 점들을 하나씩 찍어서 이미지를 만드는 픽셀 아티스트입니다”라고 소개한 고종건 디자이너는 콘텐츠 기획부터 디자인 굿즈 개발, 개인 전시, 메이커 교육까지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호기심이 많은 그는 다양한 경험으로 자신의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휴대폰 앱으로 픽셀아트를 시작한 고종건은 메이커 교육과 시각 디자인 업체를 운영한다. 픽셀을 기반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녹여 낸 ‘픽셀아트 코리아’, 약사리 문화마을 아트 상품 제작, 3D 프린팅과 레이저 커터를 활용한 메이커 교육, 춘천 랜선 여행 콘텐츠 제작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점을 찍어 이미지를 만드는 휴대폰 앱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이 점 하나를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지기도 하고, 몇 개 되지 않는 점으로 이미지와 분위기를 표현한다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는 최근에 아이들과 함께 서면 온라인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를 통해 서면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고, 그것을 아이들이 그릴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그에게 보람을 준다.

“제가 했던 작업 방식과 또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이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신선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멋진지도 느낄 수 있어요. 개인적인 픽셀아트 제작도 하고 있지만 더불어서 아이들과 함께 교육과 작업을 같이 하는 게 재밌어요.”

그는 부모님과 함께 춘천으로 왔다. 답답했던 춘천의 첫인상과 달리 20년 넘게 살면서 지금은 이곳의 자연환경, 여유로운 모습에 적응했다. 그는 시골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이 도시를 좋아한다. 그의 사무실은 소양강이 펼쳐져 있고 어디에서든 푸르른 산을 볼 수 있다. 이따금 잘 안 되는 일이 있거나 답답할 때 산책로를 걷거나 강을 바라보며 머리를 식힌다. 춘천 도예마을 점말촌에서 도자기를 빚기도 하며 여유로움을 즐긴다.

최근 춘천 랜선 여행 콘텐츠 ‘춘천의 봄’을 작업하며 메타버스 공간을 통해 픽셀로 랜드마크를 구현했다. 그곳에서 그가 해석한 춘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메타버스 속 소양강 쏘가리상은 실제와 마찬가지로 원형 무늬가 들어가 있고, 내뿜는 물과 무지개도 볼 수 있다. 그는 랜드마크를 구현하면서 현실을 반영하되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사람들이 장소를 한눈에 알아보면서도 특별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춘천에서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어요. 춘천에는 예술가가 많고 문화 예술 관련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고 있잖아요. 많이는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진을 보면 내가 춘천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는 앞으로도 춘천이 지금처럼 문화 예술의 도시로 남았으면 한다. 강원도 안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인지할 수 있길 바란다.

editor 권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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