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열 조합원(춘천시의회 시의원)

의원 되신 지 이제 9개월 정도 됐습니다. 요즘 많이 바쁜가요? 

지금 회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비회기 때는 아무래도 주민분들을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유가 많지는 않죠. 또 조례를 제정하고 개정하기 위한 준비도 합니다. 말하자면 학습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얼마 전 임시회는 어땠나요?

이번 임시회는 춘천시 업무 보고가 주를 이뤘습니다. 저는 경제도시위원회이기 때문에, 경제 정책 분야와 도시 건설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데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야시장과 도시 계획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야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전국 곳곳의 야시장을 방문했었습니다. 춘천시의 계획을 살펴보면 정말 잘하는 부분이 있어요. 시의원으로서, 시민으로서 인정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항상 아쉬운 부분은 있기 마련입니다. 의원들은 그런 부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해야겠죠. 특히 100년 뒤를 내다보는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요?

야시장 예를 들어 볼게요. 전국 대부분 지역 웬만한 곳에는 야시장이 다 있어요. 그런데 그 지역만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죠. 춘천에는 예전에 공지천에 포차들이 있었잖아요. 당시에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 정비가 됐는데, 지금 다시 포차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했었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 하천도 만약 수십 년 뒤를 내다볼 수 있었다면 복개를 했다가 다시 복구하지도 않았겠죠. 그런 시도가 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도시 계획이 세워졌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도시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그러려면 단시간에 하려는 욕심을 내기보다는 시민과 종사자, 전문가, 행정부, 의원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합니다.

춘천에 야시장이 꼭 필요하다는 말인가요? 

당연하죠. 요즘은 길거리 문화가 보편화돼 있잖아요. 또 주야가 구분이 없잖아요. 옛날 먹고살기 바쁠 때랑은 달라졌죠. 생활 패턴도 바뀌었고요. 야시장 같은 공간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은 아니죠. 개인적으로 춘천의 야시장은 쉼이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쉴 수 있는 공간, 같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들어가서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쉴 수 있고 치유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 역할을 야시장이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2022 전국 지방의회 친환경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춘천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안’을 비롯해 다양한 환경 이슈를 다뤘습니다. 경도위 소속이면서도 환경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쏟는 이유가 있나요?

사실 환경 문제에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들은 모두 연결이 돼 있잖아요. 환경은 그중 한 축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도 접근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현재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방금 말 한대로 대부분의 이슈에는 환경 문제, 도시 계획, 주거 문제 등이 모두 얽혀있죠. 이런 문제에 종합적으로 접근하려면 저는 도시 경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춘천만이 갖고 있는 자원이 있잖아요. 그중에서도 물적 자원이라고 하면, 자연경관이 있을 것이고, 그 대표적으로는 호수가 있겠죠. 그래서 호수를 중심으로 하는 호수 정원 도시를 어떻게 가꿀 것인지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육동한 시장과 허영 국회의원도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잖아요. 사실 저도 허영 국회의원 정책팀장 일을 하면서 국가 호수정원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학습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이제 실제적으로 가꾸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 첫발로 올해 상중도 일원에 ‘정원소재실용화센터’가 생기죠. 국비 147억5000만 원, 시비 48억5000만 원해서 총 196억 원이 투입됩니다. 정원 식물을 키우고, 전시도 하고 연구도 하는 공간이죠. 정원 교육도 받을 수 있고요. 전국에서 딱 한 곳을 선정하는데 춘천이 된 겁니다. 이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행정력, 국가 지원이 잘 서로 어우러지는지가 관건입니다. 잘되면 3호 국가 정원이 춘천에 들어서는 거죠.

그래서 춘사 등의 언론이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인터뷰나 기사를 통해 이런 얘기를 알려야 해요. 의원들이 공개 석상에서 하는 얘기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요. 그런데 지면에 기사는 계속 축적이 되니까요.

혹시 지금 준비하는 조례가 있나요?

이번 임시회에 제출할 조례를 검토를 보낸 상태입니다. ‘춘천시 어린이·청소년 의회 체험 지원 조례’에요. 어린이, 대안학교 학생, 학교밖 청소년을 포함한 청소년 모두를 대상으로 의회를 체험하고 민주주의 교육을 실시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도 그런 교육을 합니다만 관내 학교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소외되는 측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정 활동 중 아쉬웠던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말 가슴 아팠던 기억이 하나 있어요. 작년 7월에 들어오자마자 ‘춘천시의회 의원 교육연수에 관한 조례안’이 논란 끝에 보류가 됐는데, 이번 11대 의회는 정말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배우려는 마음이었어요. 전혀 외유성 교육인 아닌데도 언론에서 마치 놀러가기 위해서 만든 조례처럼 소개해서 보류가 됐죠.

현재는 교육연수를 의사국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요. 꼭 받고 싶은 교육이 있어도 선택할 수가 없죠. 지원받을 근거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꼭 필요한 교육이 있을 때는 2달 전에 신청을 해서 갈 수 있게 하자, 그리고 교육받은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서 공유하자는 내용의 조례였어요. 제대로 된 교육연수를 해 보자고 만든 조례 개정인데 왜곡되는 바람에 그때 제가 상심이 진짜 컸어요. 그래서 언론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력이 좀 독특합니다. 철학과를 졸업했는데 화가가 되시기도 했네요. 그리고 지금은 정치에 뛰어들었고요.

하하. 정말 그렇죠. 제가 철학과 학사를 졸업을 하고 고시 공부하러 신림동으로 튀었어요. 1차는 붙었었는데 한 3년 넘게 매달리니까 도저히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학사 편입을 통해 미대를 갔어요. 원래 그림에는 소질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서양화과를 들어갔어요. 가서 커리큘럼을 딱 보니까, 편입이기 때문에 전공선택만 들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들어가 보니 동양화, 한국화, 조소, 공예 모두 너무 재밌는 거예요. 열심히 들었죠. 그리고 졸업할 때 4.5점 만점에 4.3점을 받아 1등으로 졸업했어요. 장가도 안 갔으니까. 시간이 남잖아요. 이후 대학원도 가고, 전국대회 공모전에도 나가고, 수상도 하다 보니 이게 쌓여서 강원미술대전 초대 작가도 됐어요.

공부 욕심이 더 생겨서 박사를 하고 싶었는데 당시에 미술 계통에는 박사가 없었어요. 그래서 학부에서 철학을 했기 때문에 미술과 결합해 예술철학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를 하면서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좋은 의미의 폴리페서가 되고 싶었던 거지요.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직접 정치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재미있는 점은 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됐는데,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장래 희망이 모두 정치가더라고요. 하하하.

《춘천사람들》 조합원은 언제 어떤 계기로 됐나요? 

처음에 생길 때 알고는 있었어요.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됐죠.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춘천사람들》이 지역 구석구석 이야기를 알차게 담는다는 걸 보게 됐죠. 그냥 ‘무슨 행사 있었다’는 기사가 아니라 알찬 내용을 쓰더라고요. ‘진짜 우리 시민의 얘기를 잘 담아주겠구나’하는 확신이 생겨서 마음이 동한 거예요. 그래서 사무실로 찾아가서 가입했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춘천사람들》에 아쉽거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공공성이 있지만 봉사 단체는 아니잖아요. 언론이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해요. 그렇다고 일반 신문처럼 관공서 광고가 너무 많아지면 색깔이 흐려진다고 싫어하시는 조합원, 독자들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갈 숙제예요. 좀 이상적이긴 합니다만 개인 후원이나 기업후원을 좀 든든하게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 미안하죠.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기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반면에 《춘천사람들》에는 다른 언론이 없는 사람이 있죠. 의원실에서도 춘사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반가움이 큽니다. 사람을 자산으로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박종일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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