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스승의날 맞아 전국 교원 설문조사 결과 발표
교사 10명 중 2명만 ‘만족’ 긍정 응답
너무 힘들어 학생들 앞에서 울음 터뜨리기도

스승의 은혜는 변함없건만,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제42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천7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교원 인식 설문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3.6%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드러났다. 교원들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1차 문제뿐만 아니라, 자칫 교육의 질 저하라는 2차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6천751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학생 생활지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대체 선생님들께 무슨 일이…
교총이 스승의 날을 맞아 실시한 전국 교원 설문조사 결과,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3.6%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06년 첫 설문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이 67.8%를 기록한 이래, 총 11번의 설문을 통틀어 역대 최저이자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한 것이다.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답변도 역대 최저인 20.0%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러한 만족도 저하에는 교권이 보장되는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벌어지거나 돌발 상황이 펼쳐질 때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이 딱히 없는 데다가, 오히려 신고나 민원에 대한 우려까지 발생한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9.7%로 나타났는데, 2022년 55.8%, 2021년 50.6%와 비교할 때, 갈수록 부정응답이 높아지는 추세다. 교직 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를 가장 많이 들었으며,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18.2%)를 들었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46.3%)를 절반 가까이 지적했다.
교총 측은 “교원 10명 중 8명의 마음이 떠난 교실에서 어떻게 수업 혁신, 교육개혁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정부는 교원이 소신과 열정을 회복하도록 교권 보호와 근무여건·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적으로 지도했다가는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ㅅ초등학교 상담교사 인터뷰
현재 강원도교육청 소속 ㅅ초등학교에서 상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고○○ 교사를 만나 학생 지도 등의 고충에 대해 물어보았다.
“상담교사다보니 학생들의 문제 상황을 많이 목격한다. 담임교사와 함께 접근하지만, 뾰족한 통제 수단이 없다. 흥분한 학생이 진정될 때까지 상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최선인데, 그마저도 학부모가 원치 않으면 진행할 수 없다. 소리를 지르면서 교실을 마구 뛰어다니거나, 책상을 쾅쾅 치면서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이 있다. 주변의 학생들이 무서워하는데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전반적인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담임교사들이 많이 고생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면 특히 경력이 길지 않은 교사의 경우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다. 올해 우리 학교에서 너무 힘들어 교실에서 학생들이 있는데 울음을 터뜨린 교사도 있었다. 학생 주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지도가 가능한 통제 수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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