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회, 이사회 의결 등 절차적 문제 따져
학교측, “남녀공학 전환 확정되더라도 학부모 의견 지속 수렴”
“재학생·학부모 만족도 높아 성급한 추진 안 돼”

지난 17일 유봉여중에서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학부모회 임시총회가 열렸다. 유봉여중 학부모와 교직원, 그리고 유봉학원 이사 등이 참여한 이날 총회에 앞서 학부모 81명은 학부모회에 위임의사를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학부모들은 ‘남녀공학 전환’ 추진 결정을 내린 학교 측의 입장을 묻고 질문을 이어갔다.

학교 측은 먼저 남녀공학 추진 배경으로 △학생 수 감소 △학군 배정의 편중이 큰 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원 수 유지 등의 측면을 중심으로 남녀공학 전환 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춘천사람들》 378호 관련 기사 참조).

이에 학부모들은 먼저 남녀공학 전환이라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학교장이 의견을 제출하기 전에 이사회 의결을 거쳤는지를 물었다. 이어서 “지난 10일까지 진행된 상황을 미리 알지 못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전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 학교 측 입장은 잘 들었다. 매뉴얼대로 했을 뿐 잘 몰랐다는 식의 얘기는 학교를 믿고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매우 실망스러운 대답이다. 아이가 유봉여중에 입학해 학교 면학 분위기에 만족한다.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점을 잘 고려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또 현재 유봉여중이 지리적 위치상 1학년 입학생 중 3분의 1이 유봉여중 진학을 희망하지 않는 학생 중에서 추첨으로 배정돼 입학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남녀공학 전환으로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매뉴얼대로 추진되는 과정은 필요했겠지만, 궁금한 점은 왜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매뉴얼이 어떻게 구성되었기에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현재 마지막 심의과정에서 최종결정을 내리는 시점이라니 학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교 측에서 “학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도교육청에서 결정한다. 향후 남녀공학 전환이 확정되면 TF팀 구성 이후에도 학부모 의견은 지속적으로 수렴될 것”이라고 답변하자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학교에서 의견을 제출했기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면서 “사립학교법인에서 학교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이사회 의결이 필요했던 사안”이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외에도 유봉여중·고는 학교 건물과 시설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데 관내 초등학교 4~6학년과 유봉여중 1학년만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날 유봉여중 학부모회는 학부모 다수가 현재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고 유봉여고의 우수한 진학실적 등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추진된 남녀공학 전환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윤지현 유봉여중 학부모회장은 “학부모 임시총회에서 학교의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 들었다. 지난 4월 14일에 학교장 승인으로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안건이 제출되었는데, 그동안 학생·학부모회·운영위원회 등 학교 구성원들에게 일절 공유가 없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말이 되어서야 뉴스로 처음 알게 됐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두 달이나 넘도록 공유할 기회가 없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학부모 대부분은 현재 유봉여중에 만족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무조건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유봉여중·고의 학업 성취도와 학교만족도가 높은 상황에서 학교 측에서 왜 무리하게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는지, 학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다른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유봉여중 남녀공학 전환 추진 여부는 차후 춘천교육발전자문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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