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와 엘엘개발은 레고랜드로 인한 경제효과를 일자리 창출 9천800명, 지역경제 유발 연간 5천억원으로 밝혔다. 경제효과를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로 나눴을 때, 중도 레고랜드는 멀린사가 독점 운영하므로 강원도나 춘천시는 직접효과 없이 간접효과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역경제 유발효과란 직접 매출액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산출한 것으로 관광객이 쓰는 비용뿐 아니라 부가적으로 나타나는 효과까지를 모두 합한 것이다.(그림 지역경제파급효과 산출근거 참조)

지역경제 유발효과 5천억 산출근거 없어

레고랜드의 지역경제 유발효과에 대한 산출자료는 공개된 바 없다. 5천억이라는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검증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가장 유사한 자료가 수도권에 유니버셜스튜디오를 건설하자는 제안으로 연구된 ‘글로벌 테마파크 개발과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 자료를 근거로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분석하면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이 연구자료에 따르면 1천억원을 투자했을 때 관광객을 유입되는 관광객을 100만명으로 산출하고 있어 이를 근거로 관광객 수를 산출했다는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1천억원 매출 시 약 2천억원

다른 연구자료를 보면 레고랜드를 통해 생길 수 있는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얼마일지 조금 더 세밀하게 추정해 볼 수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09년 연구 논문(이강욱 연구원팀) ‘지역산업 연관표를 활용한 관광산업의 경제 파급효과 분석’이라는 논문에는 관광 지출액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강원지역의 경우 1.243의 지역경제 승수효과와 0.735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근거를 적용하면 매출액 1천억원일 때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1천243억원이 된다는 말이다. 여기에 부가가치 승수효과가 0.735(735억원)이니 전체 경제효과는 1천988억원이 된다는 말이다. 레고랜드 입장료 4만원을 기준으로 250만명이 와야 2천억원의 경제효과가 생긴다는 의미다.
일자리 창출 9천800명도
근거 없다


일자리 창출효과를 보자. 일자리는 창출 9천800명은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일용직과 시간제근로자를 모두 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산출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강원지역 관광지출에 따른 취업 유발효과는 약 100억원 당 200명으로 제시돼 있다. 레고랜드 매출은 알려진 대로 200만 명을 기준으로 800억원이다. 여기에 지역경제 유발효과 1.243과 부가가치 승수효과 0.735를 더하면 약 1천600억원의 유발효과가 생기므로, 통계의 평균을 근거로 하면 입장객 200 명이 들어와야 약 3천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지역경제에 시너지 효과 없다
춘천의 주요 경제구조는 음식업, 숙박업, 의류, 신발, 서비스업 등 소비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레고랜드로 인한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생기려면 이런 장사가 잘돼야 한다는 말이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영곤 교수팀이 2007년 발표한 ‘글로벌 테마파크 개발과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는 글로벌 테마파크가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산업별로 분석했데, 건설·1차 금속· 부동산서비스업·석유화학·고무의 승수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의류 및 신발, 농림어업은 거의 영향이 없으며 음식숙박업. 운수업, 기타 수송업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연구됐다.(그림2 참조)

춘천상권에서 아울렛 입점을 반대하는 이유가 확인되는 셈이다. 결국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춘천지역 경제에는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근거가 되는 셈이다. 더욱이 춘천 레고랜드는 섬에 건설되며, 시설 안에 아울렛, 식·음료, 호텔 등 편의시설이 들어가기에 시내상권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 오히려 지역자본이 흡수되는 ‘빨대효과’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투자 대비 경제성이 없다

‘글로벌 테마파크 개발과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는 테마파크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연구자료인데, 이 연구자료에 따르면 ‘유니버셜스튜디오’를 수도권에 유치하는 기준으로 투자비 10만원 당 1명의 입장객이 가능한 것으로 산출됐다. 5천억을 투자하는 중도 레고랜드는 500만 명이 입장해야 평균이라는 말이다. 레고랜드가 목표하는 관광객은 알려진 대로 200만 명이다. 5천억을 투자해서 200만 명이 온다면 경제성으로는 40% 수준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레고랜드가 춘천에 이익이 되느냐의 문제를 면밀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2003년 기준, 국내 제2의 테마파크 인 L테마파크 입장객이 506만명일 때 매출액이 1천850억원이었다. 이는 입장료 수입뿐 아니라 음·식료, 상품판매 등을 합한 결과다. 레고랜드에 200만명이 왔을 때 5천억원의 경제유발효과가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춘천의 관광산업, 시설문제가 아니다

앞에서 제기한 다섯 가지의 쟁점에 대해 11월 25일에 ‘강원도 레고랜드 추진단’(이하 추진단)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추진단 관계자는 업무를 맡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면서 “어떤 근거로 산출됐는지 모르고, 근거가 정확하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3년부터 사용하던 자료를 그냥 쓰고 있다며 <춘천사람들>과 시민단체네트워크의 주장을 감안해 정확한 근거를 산출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춘천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관광객이 1천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발표됐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2014년 관광객은 1천2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춘천시는 대규모 시설이 아니더라도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자연증가 한다는 것이다. 지금 춘천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관광객 20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와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춘천시민들이 개발에 거는 기대감은 어느 지역보다 높다. 그런 기대감 때문에 그동안 실패한 사례들이 많았음에도 제대로 검증을 요구하지 못했다. 5조원이 투자된다던 ‘G5프로젝트’, 1조원이 투자된다던 ‘BTB아일랜드’, 7천억을 투자한다던 ‘스페이스캠프 코리아’ 그 어느 것 하나 성공한 예가 없다. 이제는 정말 세심한 검토와 투명한 행정이 절실하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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