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수 작가 홍천군 동면에서도 더 들어간 산골짜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중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여 수채화와 유화를 공부하다 수채화의 색감과 물맛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림은 과외로 배웠으며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학사, 석사과정을 마쳤지요. 사회 복지를 하는 것도 좋았지만 수채화 화가로서의 삶이 더 행복하고, 2023년 4월 애니메이션박물관 툰 갤러리 초대작가전까지 7번째 개인전,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습니다. 몇 년 동안 그림에 매진하고 전시회를 열면서 작가로만 살아가기엔 경제적으로 무리가 있었기에 예술인들의 삶이 참 애잔하다는 생
눈밭엔 이제 키 큰 식물들만이 마르고 마른 검은 뼈 같은 육신을 드러내고 있다. 인고와 환희로 얼룩졌던 몸을 비우고 영혼마저 가벼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일 년을 사나 수십 년을 사나 그 생은 위대한 것이어서 지금 말라버려 모양도 분간하기 어려운 엉겅퀴, 석잠풀, 개망초, 익모초 등 쑥 종류 등의 모습은 사리 같다. 어느 고승의 것보다 더 영롱히. 아직은 겨울의 중턱, 저기 곧 날아가 버릴 몸들은 가는 시간 속에 몇 번 더 닥칠 큰 눈에 쓰러지리라. 흙에 묻혀 내년에 다시 날 후손들의 거름이 되고 영원한 씨앗이 되고 부활하리라.그러
추석이 지나면서 날은 한층 선선해지고 눈길이 우연히 닿는 곳마다 나무 끝자락 잎새에는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이 내려앉았다. 궂은 날조차 영화의 한 장면처럼 촉촉하게 아름다운 춘천의 가을이 왔다. ‘그림처럼 아름답다’라는 말이 그대로 어울리는 나날이다. 곧 가까운 산과 들에는 구절초, 쑥부쟁이들이 소박하게 만발할 것이며, 꽃들의 절정을 화폭에 담으려는 화가의 마음도 급해질 것이다. 꽃과 나무의 화가, 한석춘(소은) 화가가 문득 그리워지는 이유다. 이번 가을, 그녀의 꽃들은 또 어떻게 화폭에서 피어날까. 작가의 설명으로 찾아간 돌담집은
극동 러시아에 속하는 연해주의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이 도시들은 방대한 평야에 세워진 계획도시들로, 가장 오래 된 도시라고 해도 159년에 불과하다. 하바롭스크는 동해에서 직선거리로 400여km나 떨어진 내륙이지만 마치 바다와 같은 아무르 강을 끼고 있어 습지가 많고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블라디보스토크는 해안도시로 극동함대로 불리던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기항지인 군사도시이며 자유무역도시다. 우수리스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내륙으로 60여km 떨어진 평원으로, 우수리스크에서 시작된 폭 100여km의 넓
가시로 몸을 감싸고 그것도 모자라 잎도 가시로 무장을 했다.엉겅퀴의 가시는 독성물질을 내포하고 있지 않아해충이나 다른 동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일종의 갑옷이다.뿌리는 독성이 있고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이름 그대로 피를 엉기게 해주는 역할로 지혈에 좋다.엉겅퀴는 할머니가 그리운 꽃이다.지금은 어디서든 볼 수 없는 일이지만,옛날 화장실의 인분도 거름이 되던 시절엔화장실 속 벌레를 없애기 위해 엉겅퀴를 뿌리째 화장실에 넣으려고주변에 온통 엉겅퀴를 심어 놓으셨다.화장실 주변의 엉겅퀴꽃은 어린 내 키보다 한참은 더 컸다.새털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