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와 샘물 소리가 귓가에 들릴 만큼 조용한 고즈넉한 가을밤.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시골집마당에 한 여인이 들어온다. 핼쑥한 검붉은 얼굴에 머리에 썼던 수건을 벗어들고는 한밤중 맨발에 짚신만 신은 채로. 이 여자는 왜 이 밤중에 홀로 헐벗은 채로 산속의 보잘것없는 이 시골집을 찾아온 걸까? 주인집 여자는 남은 찬밥을 나그네에게 챙겨주고 말도 걸어보지만 도통 대답이 없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시절. 난 이런 시절을 살아보지 않았다. 먹을 것이 부족한 적도 없었고 돈을 벌어야 하루를 살 수 있을 만큼
김유정이 참여했던 1930년대 ‘구인회’ 문인들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SNS에 사진을 올리거나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면 김유정 굿즈를 증정한다.박종일 기자
저는 김유정의 후손입니다. 외종손녀이지요. 여기는 친할머니댁이고요.“김유정 동상 앞에서 그렇게 진지하게 묵념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필자의 가벼운 말 건넴에 돌아온 작가의 첫 대답이었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이미연의 외침도 아니고…. 그녀가 그 유명한 ‘축복의 종’의 작가인지도 모르고, 또한 김유정의 후손인지 모르고 무식하게 말을 건넬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김유정문학촌에서 진행하는 시창작 수업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만나는 학우이고, 그 전엔 실레마을에 있는 필자의 작업실 마당에서 몇 번 스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설
한국단편문학의 대표작 김유정 《동백꽃》의 그림책이 프랑스어로 번역·출간된다.서경대 한불문화예술연구소는 그림책 《동백꽃》 프랑스 번역·출간을 위해 김유정문학촌과 협약을 맺었다. 그림책 《동백꽃》은 지난해 김유정문학촌 전국미술작품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최승랑 소설가의 그림 8점을 중심으로 원작 스토리를 압축했다.서경대 한불문화예술연구소는 프랑스 크레센조출판사와 함께 1910~1950년 한국단편소설을 프랑스에 알리고 있다. 김유정 문학으로 한불문화교류의 장을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한불문화예술연구소 소장인 최내경 교수는 “탁월한 언어감
춘천에 살면서 봄을 제대로 느껴 본 경우가 많지 않다. 온풍기가 멈출 즈음이면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찰나의 고장에 살고 있기에 눈 깜박할 사이 지나치는 봄을 잡기 위해서는 두 눈을 단단히 부릅뜨고 있어야 한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춘천 살아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는 늘 봄 속에 살고 있어 좋겠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춘천의 봄은 깨달음과도 같다고 답했다.의외로 봄을 제목으로 내세우는 영화가 드물다. 국내 영화는 물론 외화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외국 애정 영화가 특별한 계절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다. 그나마 일부 영화가 가을이
김유정문학촌이 미래 청년작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청소년 문학상을 만들고 작품을 공모한다.대상은 중·고등학생 또는 동등 연령의 청소년(2002년 1월 1일생 ~ 2007년 12월 31일생) 및 대학생이다. 응모작품은 미발표 창작 소설이며 중·고등부는 200자 원고지 50매 내외 1편, 대학부는 200자 원고지 70매 내외 1편이다.접수기간은 오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이며 당선작은 10월 1일 김유정문학촌 홈페이지 및 개별통보로 발표한다.시상식은 10월 16일, 김유정문학촌에서 진행되고 수상자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중·고등부 대
시인은 춘천을 어떻게 보고 느낄까? 무슨 감성일까? ‘시인, 춘천을 읽다’에서는 춘천을 노래한 외지 시인을 찾아 그 시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횟수가 더해갈수록 점점 어려운 숙제에 봉착한다. 그러다가도 뜻밖의 춘천 詩를 만났을 때, 그 기쁨을 어떻게 표현하랴. 나의 ‘춘천 詩 찾기’는 어려움이자 즐거움의 공부가 아닐 수 없다. 박정대 시인의 시 ‘네가 봄이런가’를 낚아 올린다. 마우스가 활처럼 전율한다. 월척이다. 사실 시인의 시 제목 ‘네가 봄이런가’는 김유정 수필의 제목이다. 유정은 점점 깊어지는 병상에서 설을 맞는다. 사람뿐
사)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 김금분)가 작가 김유정의 향토성과 해학 등 격조 높은 문학성을 기리고 유능한 문학 지망생을 발굴하기 위해 작품을 공모하고 있다. 글의 제목을 김유정 작품 중에 선택하고 내용은 자유롭게 쓰면 된다.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 대상이며 시와 산문부분으로 나누어 접수 가능하다. 기성문인은 응모할 수 없으며 입상작은 단행본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유은숙 기자
지난달 29일 증리 마을에 김유정 선생의 82주기 추모제가 진행 돼 그를 추모하는 물결이 또 한번 일었다. 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 김금분)는 한국소설의 축복으로 불리는 김유정 소설가를 기리는 추모제를 1969년부터 매년 3월 29일 기일에 맞춰 진행해 왔다. 유족 대표와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는 박계순 소설가의 ‘진혼무’로 시작됐다. 신동면 노인회장의 동백꽃 헌화와 김 이사장의 헌사, 유족대표와 내빈의 분향, 동백차 헌다(獻茶) 순으로 진행된 행사는 춘천문인협회 회원의 시극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추모문집 봉정으로 폐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