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레고랜드 혈세낭비, 이제 도민이 책임 물어야 할 때
[이슈논평] 레고랜드 혈세낭비, 이제 도민이 책임 물어야 할 때
  •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1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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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지난 8월 9일, 차라리 절규에 가까운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는 멀린에 600억원 송금을 강행했다. 때를 같이하여 일부 지역단체가 레고랜드 건설을 찬성하는 현수막을 도청 주변 곳곳에 내걸었다. 심각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정상 추진되는 것처럼 보이려는 도 집행부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웠으리라. 그러나 도 집행부와 사업에 찬성하는 일부 단체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 사업 앞에는 두 가지 암담한 길이 놓여있을 뿐이다. 

하나는 알펜시아와 함께 혈세낭비의 상징으로 남는 길이다. 레고랜드가 건설되더라도 도는 빚더미에서 헤어날 수 없다. 2천300억원이 넘게 든 사업비 회수는 오로지 주변 부지 분양에 달려있다. 그러나 나서는 투자자가 없다. 고스란히 도민의 빚이 된다는 것이다. 매일 1천500만원씩 불어나는 이자는 덤이다. 사업주체변경협약(MDA)에서 강원도가 800억원을 멀린에 주는 대신 임대료를 받기로 했지만 연간 200만 명이 넘게 와야 1인당 천원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입장객은 개장 후 최대 187만 명 정도라 한다. 도는 알면서도 이런 협약을 맺었다. 경제효과는 있을까? 동아시아 최초도 아닐뿐더러 나고야 레고랜드는 이미 입장객 감소로 상시할인을 하고 있다. 주변 상권도 침체를 호소한 바 있다. 2천300억원이라는 도민 혈세를 쏟아붓고도 지역경제 활성화는커녕 멀린과 일부 사업자만 배불리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

다른 하나는 레고랜드 사업 자체가 공중분해되는 길이다. 배임 문제가 있다며 담당 국장이 600억원 송금을 거부하고 잠적한 도정 초유의 항명사태는 접어두고서라도 최근 도의 대처들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STX건설의 소송을 무마하는 대가로 리조트부지 헐값 매각과 기존 계약금액에 버금가는 주변 공사들을 넘기기로 했다는데, 이는 명백한 특혜이자 현행법 위반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합법적인 다른 공사를 주겠다는 내용까지 합의문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멀린이 2천600억원을 개장 시점까지 투자한다는 확약서 역시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MDA에 따르면 이 사업의 주체는 멀린 본사가 아니라 자회사다. 그러나 MDA에 서명한 것은 자회사 대표가 아닌, 자회사와 관계없는 본사의 이사다. 이번 투자확약 주체 역시 멀린 본사가 아닌 자회사이며, 심지어 이 확약서에 서명한 것도 자회사 대표가 아니라 자회사와 상관없는 본사의 이사이다. 결국 이 사업을 책임지는 것이 누구인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협약 자체에 도의 의무만 가득하고 멀린의 책임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불 보듯 빤한 전개는 이렇다. STX건설과의 합의는 불법적이라 지킬 수 없다. STX건설은 언제든 손배소와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다, 또다시 공사는 지연되고 멀린은 이를 계기로 도의 책임을 물어 협약에 따라 손배소를 제기할 수 있다. 레고랜드는 공중분해 되고, 도는 사업비를 날리는 것은 물론 이자에 위약금까지 물어내야 한다. 

모든 자금을 쏟아부은 현 상태에서 이 사업의 가부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시는 이와 같이 무책임한 사업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민이 직접 나서 부실덩어리 레고랜드 사업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혈세낭비 레고랜드 사업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소송단’이 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바로 지금이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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