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경제활성화 방안 대토론회, ‘춘천사랑상품권·제로페이 활성화’ 논의
“협동조합끼리라도 물건을 사고팔면서 지역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바람도

 지난달 30일 춘천시청에서 춘천시 경제활성화 방안 대토론회가 열렸다. 시민이 직접 ‘나와 우리를 위한 경제정책’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시공무원과의 토론을 통해 정책과 사업을 결정하고 추진해 궁극적으로는 사회적순환경제로 경제가 성장하는 자립도시를 구성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한림대학교 이기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강원대학교 박상문 교수, 춘천시 사회적경제과 임병운 과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백순임 춘천센터장,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조경자 대표, 춘천사회혁신센터 박정환 센터장이 각각의 분야에 대한 발제를 하고 참석한 시민들의 질문과 함께 토론을 이어가는 순서로 진행됐다. 

첫번 째 발제자로 나선 박 교수는 “공공일자리에는 한계가 있다. 민간일자리를 확대해야 하는데 춘천 대표적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춘천의 제1업종이 요식업이고 제2업종이 교육서비스업이다. 둘 다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는 업종이다. 대규모 생산공장이 아닌 다른 대안적인 제조업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춘천시 경제활성화 방안 대토론회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춘천시 경제활성화 방안 대토론회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임 과장은 “춘천사랑상품권과 제로페이 등에 대한 효과를 행정안전부에서 조사한 결과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 춘천사랑상품권의 경우 2천 원 권만 있었지만 5천 원 권과 1만 원 권을 추가로 발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민들도 잘 모를뿐더러 소상공인들이 거부하기도 한다.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백 센터장은 “요선동, 명동, 지하상가 등 구도심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시에서 많이 기울였다. 그러나 하드웨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느낀다. 소프트웨어에 더 신경 써 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발제가 끝난 뒤 시민들과 발제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시민 A 씨는 “육림고개 청년몰에 매주 간다. 손님들 모시고도 자주 간다. 주로 올챙이국수, 순댓국 먹으러 간다. 그런데 주차시설이 너무 심하다. 빙글빙글 돌다가 지하상가에 세우고 걸어가거나 못 먹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시급한 문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현재 고심 중에 있다. 육림고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 것인지, 주차시설을 확충할 것인지 시민들마다 찬반의견이 팽팽하다. 조속히 해결방안이 마련되리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시민 B 씨는 “춘천사랑상품권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시에서는 상품권이 잘 나가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세심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상품권 13억 원어치가 나갔다고 하는데 실제 소상공인에게 들어오는 상품권은 미미하다. 대부분 대형마트로 간다. 춘천지역마트라고 하지만 M마트나 B마트는 소상공인이라고 볼 수 없다. 그쪽으로만 상품권이 유통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가맹점에 제한을 둬야 한다. 시는 숲만 보고 나무를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 과장은 “사업자등록증의 정보로 가맹점 가부를 판별한다. 지역상품권의 목적은 자본의 시외 유출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시행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그런 점까지 고려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역대형마트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시민 C 씨는 “육림고개 주차문제의 경우 지나치게 장소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전통시장이나 청년몰 등은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 외곽에 싸고 넓은 땅이 많이 있다. 통째로 옮기는 방안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백 센터장은 “육림고개는 춘천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상징적 의미가 있다. 또 청년몰의 경우에는 단지 청년을 위한 거리 조성이 아니라 전통시장 이용 연령층이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고 젊게 만들자는 정책적 의도가 깔려 있다. 현재 청년몰을 통해 전통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대답했다.

시민 D 씨는 “춘천에 6천여 개 음식점이 있다. 제로페이 사용을 독려하는 것도 좋지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가맹점으로서는 참여할 경우의 장점이 별로 없다. 별로 이용하는 사람도 없는데 가맹점 점주나 종업원이나 모두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해야 한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포스를 통해 결제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 계산은 거의 카드나 모바일로 하지 않는가. 지갑에서 누가 상품권 꺼내서 결제를 하겠나. 가맹점주도 몇 장 되지도 않는 상품권 들고 은행가기 귀찮다. 상품권도 모바일이나 카드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 센터장은 “많은 분들이 같은 지적을 해 주셨다. 현재 포스와 연동하고 있다. 몇몇 가맹점에는 설치했다. 시스템 개발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역상품권도 제로페이에 모두 탑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시민 E 씨는 “춘천에 170여 개의 협동조합이 있다. 그런데 잘 뭉쳐지지 않는 느낌이다. 협동조합끼리라도 물건을 사고팔면서 지역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겠다. 이들이 뭉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일반적인 사업을 하는 사업자 협동조합이 춘천의 협동조합 중 60%~70%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는 한 곳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나머지 협동조합만 뭉치고 있다. 좋은 지적이다. 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사업자협동조합에 접근하겠다. 서로 교류하면서 관계를 넓히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2020년 사업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도 소개됐다.

일자리 창출 부문에는 공공일자리 제공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정규직 채용 인건비 보조, 사회보험료 지원, 안심공제 지원, 사업체 일자리 지원, 사회혁신파크 내 마을 실험실 운영, 청년청 활성화를 통한 청년 참여 사업 확대, 청년창업공간 조성, 청년 취·창업 지원 등이 소개됐다.

사회적경제 활성화 부문으로는 협동조합지원센터 운영 및 협동조합 지원사업, 사회적경제 조직 공공분야 진입, 마을기업 육성 등이 소개됐다.

시장·소상공인 지원 부문에는 상권르네상스, 육림고개 청년몰 확장 지원, 샘밭장터 활성화, 전통시장도로변 전주 지중화 사업, 시설 개선 및 단체 지원, 테마형 골목상권 지원, 노란우산공제 희망보조금 지원, 모바일춘천사랑상품권, 제로페이 등이 소개됐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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