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덕, 김정애 춘천시민연대 공동대표

다시 낙엽지는 계절입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시려 오는 요즘, 화요일 저녁마다 훈훈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춘천사람들》 지면(紙面) 곳곳에서 따뜻하게 마음을 데워주는 이야기들을 만날 때마다 미소가 절로 납니다. 고맙습니다.

벌써 5년이 되었군요. 걸어오신 길이 쉬운 걸음은 아니었을텐데, 누가 등 떠밀며 그 길 가라 하지도 않았을텐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여기까지 오셨습니다. 아니 어쩌면 강강수월래 하듯 한 사람 한 사람씩 손을 잡으며 서로의 등을 밀어주면서, 서로의 놋다리가 되어주면서 오셨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詩) 〈담쟁이〉가 생각납니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춘천사람들》은 ‘담쟁이’입니다. 모두가 지역 독립언론은 힘들다고 할 때 스스로 담쟁이 잎이 되어 불편한 관습의 벽을 넘어가는 연대입니다. 정론직필의 펜을 세워가는 단단한 함성입니다. 그리고 겨울을 뚫고 피어오르는 봄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천사람들》의 시계는 여전히 미완성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되면 제 몸의 일부를 도려낸 뒤 대신 혹독한 추위를 부등켜 안은 채 겨울 고개를 넘어가는 나무의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시민이라는 자양분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가 바뀌면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됩니다. 여전히 법 개정, 인식 전환 등 자치주의의 길이 멀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새해에는 《춘천사람들》이 자치분권, 주민자치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려 봅니다. 저희 춘천시민연대가 함께 하겠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춘천시민연대 공동대표 권오덕,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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