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후문 ‘백령마루’, 모임인원제한 수칙 위반한 술자리 잦아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이다”, “딱히 심각하진 않다” 갑론을박

강원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백령마루’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자리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후문 술판’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강대 후문 백령마루에서 젊은 남녀 여럿이 모임인원제한 규정을 무시하고 술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순식간에 좋아요 41개, 댓글 60개를 기록했다. 댓글에선 뜨거운 논쟁도 펼쳐졌다.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무분별한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젊은 남녀 6명이 모임인원제한 수칙을 무시하고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 제공=에브리타임 익명 대학생

강원대학교 재학생 원 모(22)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데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술자리를 갖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후문을 왔다 갔다 하며 모여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그럴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친구 이 모(22)씨는 “지성을 갖춰야할 대학생이 할 행동은 아니다. 청춘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부끄러운 행동은 삼갔으면 한다. 모두가 놀고 싶지 않아서 모이지 않는 것이 아닌데…지킬 것 다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된 기분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백령마루 이용자가 대학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강원대학교 재학생은 “강대 후문도 워낙 사람이 많지만 강대생이 아닌 사람이 절반이 넘을 것이다. 백령마루도 딱히 출입에 제한이 없지 않나? 모두 강대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잘잘못을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강대생에게만 화살을 돌리는 건 멈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시민 김 모(24)씨는 “코로나19가 진짜 위험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 2년째 모두가 고생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미미하다는 자료도 있지 않나? 자영업자들도 힘들어하고 있는데, 차라리 영국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폐쇄하면 좋겠다. 강대 백령마루도 심각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밤 10시 넘어서 편의점이나 공원을 지나가다 보면 야외 테라스에서 그냥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거리두기 탓에 술집이 닫아도 놀 사람은 다 놀고 마실 사람은 다 마신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원칙상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계도와 경고가 먼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행사처럼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개인 야외 술자리는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렵다. 시 대외협력부서 관계자는 “야외에서 벌어지는 개인 술자리의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고 보면 된다. 우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경찰 측에서도 간혹 구두 경고만 할 뿐, 행정처분을 할 수가 없는 사안이다. 만약 음식점 등 실내거나, 주체가 확실한 행사 등의 경우엔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야외는 규정이 명확하지가 않다”고 밝혔다. 강원대학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에게 방역수칙을 홍보하는 등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월 3일 오전 11시 기준 시내 확진자 수는 총 722명이다. 특히 강원대학교 기숙사에서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전수검사를 실시한 결과 1명의 확진자가 확인됐고 지난 3일까지 총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백령마루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사안에 대해 시 보건당국은 “모두 힘들지만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잘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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