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터뷰 춘천사람들

 이 인물 인터뷰는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 제작한 <Spring 100, Spring! vol.3>에 수록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봄바람이 직접 추천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입니다. 출판인을 꿈꾸는 지역의 청년들, <로컬에-딛터>가 아카데미 실습 과정으로 직접 인터뷰와 사진 촬영,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춘천을 사랑하는 ‘춘천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재단과 에디터의 허락하에 전재(轉載)하기로 합니다. - 편집자 주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낭만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대학생 권지예

강원대학생이 된 해부터 춘천살이를 시작했고 후평동 작은 아파트에서 친구와 살고 있다. 독어독문학과 학생으로 지금은 휴학 중이다. 많은 체험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과 적성을 찾아가고 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춘천이 좋다는 스물셋 청춘.

하고 싶은 일과 적성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휴학생 권지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대학교 학생이 되면서 춘천살이를 시작했다. 의정부에서 자란 권지예에게 춘천은 낭만 있는 도시다.

“춘천에 사는 사람 중에는 본업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참 낭만적이에요. 그동안 저는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했거든요.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좀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는 사람도 있고, 본업을 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는 사람도 많아서 낭만 있다고 느꼈어요.”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무계획’이라고 한다. 당장의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경험들을 쌓으며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자신만의 춘천 여행 코스를 개발하는 ‘춘천 여행발굴단’과 음향 전문 이론 교육을 수료한 ‘공연예술 전문 스태프 아카데미 막’, 직접 인터뷰 실습을 하며 에디터의 기본기와 전문 역량을 키우는 ‘로컬에-딛터’에 참여했다. 이렇게 권지예는 춘천이기에 할 수 있는 체험들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찾아가는 중이다.

춘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공지천이다. 어릴 적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산책하던 추억이 남아있는 공간이다. 도시와 자연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춘천이 신기하다는 권지예. 산과 강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춘천,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춘천의 매력을 좋아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음악을 들으며 석사천을 걸으면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권지예는 자신을 잃지 않는, 여유 있는 일상을 꿈꾼다. 일도 하고 주변도 돌아보면서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평범하지만 즐겁게, 더불어 함께 사는 이웃이 되고 싶다는 권지예는 모두에게 이렇게 외친다. “파이팅! 우리 함께, 재밌게 행복하게 춘천 살아요.”

editor 고유주

 

양갱과 환절기를 좋아하는 엉뚱발랄 소녀 아수라백작 김나연

올해 대학교 1학년이 된 김나연은 춘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춘천 토박이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대학교 내 대외활동 지원, 봉사활동, 알바, 문화활동 등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집순이면서도 아르바이트, 필라테스, 요가, 요양원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본인 스스로를 아수라 백작 같다고 표현했다.

김나연은 손재주가 좋다. 빵을 만들거나 북 바인더, 프랑스자수 등 손으로 하는 취미활동을 즐긴다. 자신이 직접 만든 결과물을 타인에게 선물하는 따뜻한 마음씨도 가지고 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취미활동을 너무 좋아해요.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아해서 어릴 적 꿈이 산타할아버지였던 적도 있었어요.”

어느 계절을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에 ‘날씨가 바뀌며 사람들이 입는 옷이 달라지는 환절기를 제일 좋아한다’고 답하는 김나연에게 엉뚱하면서도 특별한 매력이 느껴졌다.

“하나에 꽂히면 직접 나서서 움직이고 경험하며 느끼는 것을 좋아해요. 성격이 급해서 그런지 직접 움직여야 직성이 풀립니다. 대장부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단팥이 너무 좋아 생팥을 사다가 단팥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팥빙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되었다. 양갱과 인절미도 요즘 애정하는 디저트다.

김나연은 어린 시절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춘천시립도서관에 매일 방문했었다. 그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각종 글쓰기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미디어 관련 전공을 선택해 공부하며 미래 직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 “출판, 방송작가 등 글을 쓰고 창작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로컬에-딛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유도 글쓰기 스킬을 배우고 식견을 넓히기 위해서예요.”

“저는 춘천을 ‘춘촌’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익숙한 시골의 느낌이 있는 도시거든요. 지금은 춘천에 살고 있지만, 타지에서의 삶도 경험하고 싶어요. 춘천은 종착역으로 나중에 정착하고 싶은 곳이에요.”

김나연에게 춘천은 닭갈비, 막국수, 감자빵, 레고랜드 등 유명한 장소나 먹거리가 많은데 전부 도심이 아닌 외지에 위치해 있는 요상한 매력을 지닌 도시라 말한다.

이 모든 것들이 글을 쓰는 김나연에게 소재가 된다. 틈틈이 쓰던 소설이 최근에는 KB창작동화제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다. 집에서는 책상에 앉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밖에서는 활동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19세 문학소녀 김나연은 오늘도 김나연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쓴다.

editor 정태호

 

빈 들에 핀 들꽃 같은 사람 공적개발원조 건축 자문관 김남윤

공적개발원조 건축 자문관 김남윤은 1988년 후평동에 직접 자기 집을 지었고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춘천살이를 하고 있다. 집 마당에는 300종 넘는 식물들이 정원을 이루고, 반지하에는 ‘Begin Again’이라는 카페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상업적인 카페가 아닌 어른들의 재능잔치가 이루어지는 놀이 공간이며 누구든 와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다.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란 정부에 의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 복지향상에 이바지하는 자금 또는 기술협력을 의미한다. 공적개발원조 건축 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윤은 자신의 건축 기술을 부탄과 에티오피아, 카메룬 현지 학생들에게 전수하여 경제 개발 및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는 제자들이 손수 통나무 주택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이바지한 역량은 성냥개비 하나였지만 큰불로 발전한 거죠.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예요.”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다. ‘Begin Again’을 운영하는 것도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그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람들이 위로받고 갈 수 있는 공간을 꾸린 것이다. 그는 자신을 ‘빈 들’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꽃들도 살 수 있게 틈을 내어주는 빈 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등을 두들겨줄 수 있는 사람,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남윤은 들꽃처럼 친근하면서 따뜻한 온기를 풍기는 사람이다.

“우리 사회는 칭찬에 너무 인색해요. 서로 보듬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요. 이웃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응원하고 칭찬하는, 긍정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선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려고요.”

김남윤에게 춘천사람들은 흐름을 따라가는 잔잔한 호수와 같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춘천사람들이 좋다. 인공적인 것보다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그는 물레길과 소양 1교부터 소양 3교까지 걷는 것을 좋아한다.

춘천은 문화의 도시로 콘텐츠가 많다.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축제, 마임, 공연, 연극, 김유정 문학촌 등 어디에서나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춘천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은 어렵지 않고 익숙한 것이다. 덕분에 김남윤도 세월 가는 줄 모르게 문화를 즐기고 있다. 이렇게 풍성한 영감과 함께 앞으로도 그의 ‘빈 들’에 다채로운 꽃들이 피어나기를 응원한다.

editor 고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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