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독후감상문대회 수상작

인간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고양이들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를 알고 나서야 모리, 크레마, 마루가 
나와 같은 크기의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동물이든, 고양이가 사람이든, 
무슨 존재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에게 가족이라 느낄 수 있을 만큼 
자리 잡고 살아가는 모습에 
우리의 투박한 삶이 그대로 묻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와 너무 닮았다.
기쁨을 맞이하는 모습은 다르지만 
슬픔을 만나면 너와 나, 우리는 같은 모습이다.

나의 전부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사람이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살던 터전이었을 것이다.
모든 걸 담고 있는 걸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리게 된다면 
얻게 되는 상실감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다.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감추고 살아가는 연우는 
아픈 사연들을 가진 고양이들을 만나고 
정을 쏟고 이별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가고 성장해 간다.
서로 겪는 진통들은 
다가가기 위해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지나가는 과정이다 .

우리는
서로에게 길들어지고 익숙해지면서 
가족이라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어쩌면 만남에서부터 서로 닮아 있었기에 
더 다가가고 가까워질 수 있었다 .

고양이와 함께여서 
관심, 감동, 사랑은 
사람에게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닌 
모든 생명에게서 받을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

함께여서 일상의 일들이 특별해질 수 있는 건 
그 하나하나에 의미가 부여되고 
추억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겪게 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스쳐가는 만남이 아닌 
다가가서 마주하게 되는 관계는 
책임으로 이어지고 함께 지내게 된다.

잊혀지지 않는 것 
잊지 못하는 것 
기억하고 싶은 것 
기억해야 하는 것 
시선의 차이로 
생각의 차이로 

회피하고 잊는 것에 대해 
놓치고 산 것에 대해 
생각 해 보아야 한다.

그날 이후 
좋아하는 소리가 무엇이었는지 
언제 가장 행복한지 
무엇에 감동 받는지
나를 생각 할 수 있었다 .

그리고 
주변에 잊고 지나쳐갔던 것들에 대해 
시선이 머물러 다가갈 수 있었다.
놓치고 있는 것을 찾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 
기억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걸.

박진심(석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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