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이와 반려동물 이야기 : 춘삼이와 나-1] 바로 너구나! 만나서 반가워!
[춘삼이와 반려동물 이야기 : 춘삼이와 나-1] 바로 너구나! 만나서 반가워!
  • 홍석천 기자
  • 승인 2020.06.22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 지은 춘천시동물보호센터 앞쪽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지만, 한참동안이나 차안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유기견을 입양하기 위해 몇 주 동안 관련 책과 동영상을 뒤져보면서 나름대로 단단히 준비를 한다고는 했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쩐지 망설여졌다. 어렸을 적 몇 번 개를 키워본 적은 있었지만 당시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부모님이었을 따름, 내가 ‘직접’ 개를 키우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만약 개와 앞으로 10년 혹은 20년을 함께한다면, 지금 선택에 따라서 내 인생이 달라지리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사실 차안에서 내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갈림길 앞에서 미적거리는 셈이었다.

새 가족이 된 춘삼이, 하루 만에 적응을 끝내고 편안한 표정으로 소파에 누워있다.

가족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이들이야 당연히 두 손 들고 환영했다. (정말로 두 손을 들고 만세를 불렀다.) 아내에게는 오래된 방법을 사용했다. 개를 키우면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을 것이고, 앞으로 집안일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며, 《춘천사람들》도 이 코너로 인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고, 대박을 터뜨리면 월급이 오를 수도 있고, 월급이 오르면 가방도 사줄 수 있고…. 10여 년 전 연애를 시작할 때와 똑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아내는 고맙게도 그때처럼 대충 속아주는 척 했다. 따라서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만 남은 셈이었다.

그런데 그때 유기견 입양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어느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미국동물보호협회를 창설한 헨리 버그의 이야기였다. 동물보호협회 창설 당시 그는 사람보다 동물을 더 사랑한다는 이유로 대중들의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그 비난이 얼마나 큰 편견인 지를 몸소 증명했다. 동물학대방지법 산하에서 최초로 아동학대방지를 위한 법안을 이끌어 낸 것이다.

문득 개를 키우다보면,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손해 볼 것은 없지. 개를 키우고 돌보면서 더 나은 인간이 되리라. 그렇게 센터로 성큼 들어섰다. 그리고 센터 직원이 처음 데려온 유기견을 보는 순간,

“바로 너구나! 만나서 반가워!”

※‘춘삼’이라는 이름은 신문사 직원들과 함께 결정했다. ‘춘사’를 이끌라는 의미이다. 과연?

홍석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