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 관한 연재 기사를 쓰겠다는 포부를 안고 2020년 6월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춘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춘삼이와의 소소하고 즐거웠던 일들을 ‘춘삼이와 반려동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지면을 통해 기록하다가 2021년 2월을 끝으로 작별 인사를 올렸다. 혹시 그 이후 춘삼이는 어떻게 됐을까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오랜만에 춘삼이의 소식을 전하려고 한다.춘삼이를 데려올 때 춘천시 동물보호센터 측에서는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치아의 상태를 볼 때 2살 정도로 추정’한다고 말
지난해 6월에 처음 만난 춘삼이는 이제 완전한 가족이 됐다. 그 과정에서 지면에서 소개했던 일화들처럼 늘 행복하고 감동적이며, 즐거웠던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소변을 가리는 문제나 간식 문제 때문에 가족들과 겪었던 갈등도 있었고, 어떤 날에는 시간이 없어 부득이 산책을 나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그중에서도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 마음속에 많이 남아있다. 늦은 밤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인터넷이 먹통이 돼 살펴보니 춘삼이가 인터넷 선을 물어뜯어 끊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던 작업이 모두 날아가 욱하는 마음
언제부터인지 춘삼이가 특이한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벗은 옷가지를 쌓아둔 빨래통 위에 앉아 있는 행동이었다. 처음에는 빨래가 푹신푹신해서 올라가는 줄 알고 일부러 거실에 안 입는 옷을 쌓아두고 올라갈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깨끗한 옷에는 관심이 없고 굳이 더러운 빨래더미 위에 앉아서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바짓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파묻기도 했다.혹시 무슨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걱정을 하면서 책을 찾아봤다. 책에는 어떤 개들은 젖은 수건 등에서 나는 꾸릿한(?) 냄새를 좋아해 빨래통에 앉아 있기를
반려동물 산업 메카 도시를 꿈꾸는 춘천시정부가 반려동물 동행 특화지역 조성에 나선다.시정부는 올해 사업비 6천만 원을 투입해 남면과 남산면 소재 농어촌민박 사업장 6곳을 선정해 반려동물 동반 시설 개선 또는 신규 시설 설치를 지원한다. 이는 반려동물 동반 관광 수요 증가에 따른 반려가족 여행 불편을 해소하고 남면과 남산면 일대 반려동물 산업과 연계한 관광기반 및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지원금을 받아, 놀이 공간 펜스 설치, 놀이터 부지 내 수목식재, 놀이기구 배변 마킹장, 등 놀이터 시설을 설치하게
J. D. 샐린저가 쓴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은 사람들에게 이상한 질문을 한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센트럴 파크에 있는 호수가 꽁꽁 얼어붙을 텐데… 그곳에 사는 오리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거짓과 허위로 가득 찬 어른들의 세상을 폭로하는 작품이라고 해석한다면, 홀든의 질문은 순수이자, 생명에 대한 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호밀밭의 파수꾼》을 갑자기 떠올리게 된 것은 지난 한 주 동안 이어졌던 한파 때문이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베란다가 얼어붙어 세탁기의
춘삼이가 자기만의 공간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요즘 비밀이 많아졌다. 마치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신의 방에 스스로를 유폐시키는 것처럼 춘삼이도 개집에 코를 박고 혼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을 도모하기 시작했다.그런데 그 모습이 여간 우스운 일이 아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상반신만 개집에 넣어놓고는 꽤 오랜 시간동안 나오지 않는다. 하도 궁금해서 안을 들여다보려고 하면 기어코 보여주기를 거부한다. 한참동안 놀다가 다른 곳으로 사라지면 그때서야 개집 안을 확인 할 수 있다. 들여다보면 별별 것이 다 나온다. 큰 아이의 리코더, 양말 한 짝,
관찰 결과 춘삼이의 외출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첫째는 ‘냄새 맡기’이다. 산책을 할 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행동이다. 반려견 전문가가 쓴 어느 책에서 “개는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킁킁거리며 돌아다닌다. 이런 행동은 사람이 영화 따위의 볼거리를 즐기는 것과 유사하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냄새를 맡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둘째는 ‘친구 만나기’이다. 산책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서너 차례 다른 개를 만나게 된다. 이때는 혼자 하던 행동을 멈추고 다른 개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사교성을 기른다. 자랑을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국어사전에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정의돼 있다. 즉, 집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피난처인 셈이다. 외부의 위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추위, 더위 비바람뿐만 아니라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도 포함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흔히 집에 들어서면 독특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안전하다는 믿음에 의한 기분이다. 어쩌면 포근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이러한 포근함 속에서만 할 수 있는 개인적인 활
반려견이 갑자기 사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사료뿐만 아니라 간식마저 거부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는 크게 △잘못된 식습관 △불안정한 심리 △질병 등으로 나눠진다. 이상의 3가지 이유에 대해 두 주에 걸쳐 살펴본다.잘못된 식습관많은 보호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지점이다. 특별한 질병에 걸린 것도 아니면서 사료 섭취를 거부하고 사람이 먹는 음식이나 간식만을 찾는 경우이다. 그냥 두면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서 노란 토를 하기도 한다. 평상시 간식을 무분별하게 주거나 사료에 고구마, 고기, 계란 등을 섞어주기 시작하면 일반 사료를 거
당연한 말이지만 반려견도 추위를 탄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산책을 나가기가 걱정이 된다. 다행히 낮에 시간이 나면 괜찮지만 어쩔 수 없이 해가 지고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차라리 산책을 나가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며칠 전 춘천에 첫눈이 내린 다음 날, 일정이 바빠 저녁 8시가 넘어 산책을 나가게 됐다. 하지만 막상 밖으로 나가니 눈은 얼음으로 변해 있었고 칼바람은 매섭게 몰아쳤다. 다시 들어가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하루 종일 집에만 있던 춘삼이가 갑갑할까 봐 잠시라도 다녀오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가장 먼저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가 추위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호자는 알고 있어야 한다. 털의 길이와 몸집에 따라 추위에 대한 민감도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대게 털이 긴 대형견이 추위에 강하다. 또 평소 바깥 날씨에 얼마나 자주 노출이 되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평소 바깥에서 키우는 반려견은 실내에서 키우는 경우보다 추위에 더 강하다.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진 요즘과 같은 경우 바로 바깥으로 나가기보다는 현관이나 베란다 등에서 외부온도에 어느 정도 적응을 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급격하게 온도가 변하는 것 보다는 서서히 온도를 변화
춘삼이를 입양한 지 어느새 반년을 훌쩍 넘었다. 지난 6월 5일에 데려왔으니 7개월도 더 지난 셈이다. 그동안 춘삼이에게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 아들이 꾸준히 훈련을 시켜 이제는 “앉아”, “손”, “엎드려”, “기다려”, “하우스” 등의 명령도 척척 수행해 낸다. 이뿐만 아니라 늦가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많이 돌아다녀서 체력도 엄청나게 좋아졌다.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성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춘삼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확연히 느껴질 정도이다. 처음
며칠 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예비 안내견의 입장을 막아 SNS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예비 안내견은 자원봉사자인 퍼피워커(Puppy walker)와 함께 훈련 중이었지만 매장 매니저는 자원봉사자가 시각장애인이 아니라며 막아선 것이다. 이 사건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마트 측이 같은 일이 반복 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며 사과했다.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안내문을 만들어 안내견 홍보까지 나선 상황이다.안내견에 대한 인식은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됐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느 시기가 되면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돋는다. 강아지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보통 생후 40~50일 정도에 유치가 나기 시작한다. 정상적으로 유치가 자랐다면 강아지는 모두 28개의 유치를 갖게 된다. 이때 유치는 작고 날카롭기 때문에 보호자의 신체에 상처를 내기 쉽다.강아지의 이갈이 시기는 보통 생후 4~5개월에서 시작해 늦어도 8개월 정도에서 끝난다. 영구치의 개수는 모두 42개이다. 강아지의 이빨이 빠지는 순서는 앞니부터 시작해 송곳니, 어금니 순으로 빠진다.정상적인 경우라면 영구치가 유치를 밀고 나오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 동안은 ‘춘천 반려동물 동행 주간’이었다. 이 기간 동안 △반려동물 산업 유치 포럼 △설채현 수의사 초청 강연 △반려동물과 함께 머무는 공간 운영 등의 행사가 열렸다. 특히 ‘설채현 수의사 초청 강연’은 온라인으로도 중계돼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설 수의사는 반려견의 권리가 ①부적절한 영양관리로부터의 자유(남은 음식→사료) ②불쾌한 환경으로부터의 자유(실외→실내) ③신체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동물 병원 확대) ④정신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⑤자연스러운 본능을 발현하며 살 수 있는 자유의 순서로 점차 확
춘삼이와 산책을 나가면 다양한 종류의 개들을 만나곤 한다. 말티즈나 푸들, 치와와 등 흔하게 볼 수 있는 반려견이 대부분이지만 때때로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희귀한 견종을 만날 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견종을 발견하게 되면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구경을 한다.춘삼이로 말할 것 같으면 흔하디흔한 푸들이다. 그러니 행인들의 눈길을 그다지 사로잡는 편은 아니다. 이따금 새까맣고 곱슬거리는 털 때문에 “에구, 깜작이야! 흑염소인 줄 알았네!”라는 재미있는 반응이 있기는 하지만.며칠 전 산책을 하다가 정확한 종류는 알 수 없지만 척
때때로 반려견이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재채기는 코에 있는 점막이 자극을 받을 경우 점막을 자극하는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다. 소위 경련성 반사 운동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난 재채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약 지속적으로 재채기를 한다면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는 게 좋다.개가 재채기를 하는 이유는 크게 △질병학적인 요인 △유전적인 요인 △행동학적인 요인 3가지로 나눌 수 있고, 이를 다시 8가지 정도의 세부적인 원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3회에 걸쳐 재채기의 원인을 소개한다.심리적 요인개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견 테마파크 ‘강아지숲’이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남산면에 위치한 ‘강아지숲’은 10만㎡ 넓이에 박물관, 산책로, 운동장 등으로 꾸며져 있다. 춘천시가 반려동물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이번 개장은 내년 상반기 정식 운영을 대비한 ‘시범 운영’이지만 직접 방문해 보니 대부분의 시설이 이미 마련돼 있었다.가장 중심이 되는 시설은 박물관이다. 성인 8천 원, 청소년 7천 원, 어린이 6천 원이지만 춘천 시민은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 일괄 4천 원으로 할인 받을 수 있다. 박물관은 개와 인간
가을은 춘삼이와의 산책길이 더욱 즐거운 계절이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낙엽을 밟고 유유히 걷노라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온 것처럼 마음이 즐거워진다. 춘삼이도 계절이 가져다 준 변화를 즐기는 듯하다. 낙엽에 한참동안 코를 박고 킁킁거리기도 하고 발로 마구 파헤치기도 한다.다만 가을산책에 따르는 한 가지 피치 못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은행’이다. 다들 알다시피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에서는 매우 구수(?)한 냄새가 난다. 춘삼이는 이 냄새를 맡으려고 은행나무가 보이기만 하면 환장을 하고 달려든다. 춘삼이는
어느 날이었다. 휘파람을 불면서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구슬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춘삼이었다. 분명히 춘삼이는 휘파람 소리를 따라서 묘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설마?’하는 생각이 들어 휘파람을 멈추니 춘삼이도 노래를 멈췄다. 잠시 후 다시 한 번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그러자 춘삼이는 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신통방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혹시 춘삼이가 엄청난 능력을 가진 게 아닐까? 혹시 이러다가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 떼돈을 버는 건 아닐까?’ 요상한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