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는 이유》
춘천사회혁신센터 ‘소소한 동네연구’ 정수빈·최소림
“부정적 측면만 부각 아쉬워… 편리성·경제성·오락성 장점도 있어”

전동킥보드는 전기를 이용한 퍼스널모빌리티(개인용 이동장치)의 하나로 1인만 탑승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도시의 청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며 새로운 교통수단이자 문화로 떠올랐다. 춘천에는 현재 5종류(‘지쿠터’, ‘씽씽이’, ‘다트’, ‘스윙스’, ‘타고가’)의 공유 전동킥보드 브랜드가 입점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정수빈·최소림 씨는 킥보드의 위험성과 사고 등이 화제가 되는 등 단점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왜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는지 알아보고, 모두를 위한 이동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 지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살핀다.

정수빈 씨는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는 게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됐다. 부정적 여론이 크지만 공유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점도 있다. 장점도 알리고 싶고 그를 통해 대학생들의 교통 실태도 알리고 싶다”고 연구 취지를 밝혔다. 지난 1월 진행된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 설문조사에 강원대학교 54명, 한림대학교 12명, 춘천교대 1명 총 67명이 참여했다. 동시에 강원대 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친구·지인 추천으로 입문… 긍정적 이미지 커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 계기는 ‘친구 또는 지인의 추천’이 4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거리 및 비용의 이점’ 9명, ‘흥미 및 호기심’ 7명, ‘광고’ 4명 순이었다.

공유 전동킥보드 이미지는 ‘편리함’(27%)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는 ‘재미있음’(19%), ‘위험함’(17%), ‘빠름’(14%), ‘경제적임’(13%), ‘트렌드함’(6%)의 순이었다. 대학생들에게 공유 전동킥보드는 부정적 이미지보다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편리성·경제성·오락성

설문에 응한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 24.8%, 도보 22.5%, 공유 전동킥보드 20.2%, 택시 17.8%, 자가용 5.4%, 자전거 4.6% 순이었다.

이 가운데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큰 이유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애매한 짧은 구간(편리성)’ 44.7%(30건), ‘재미있어서’ 17.9%(12건), ‘경제적이어서’ 16.4%(11건) 순으로 답했다.

편리성을 꼽은 대학생들은 학교 수업과 약속 시간이 촉박할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버스와 달리 대기시간이 없다.” “버스와 달리 직접 경로를 선택할 수 있고 접근성이 좋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생겨 이전보다 여유로운 삶이 가능하다.” “오르막이 많은 춘천과 캠퍼스 이동, 더운 날, 장을 볼 때, 아르바이트 오갈 때 등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경제성을 꼽은 대학생들은 “버스가 경제적이고 안전하지만 배차시간·구간·환승 등을 고려하면 공유 전동킥보드가 훨씬 낫다. 킥보드 이용 후 교통비가 감소했다”고 강조한다.

설문 참여자 강상민 씨는 “강원대 후문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애막골에 갈 경우, 버스는 배차 간격 20~30분에 이동시간 16~30분이 소요된다. 택시는 5분 이내이지만 요금이 약 4천원이다. 반면 공유 전동킥보드는 5~10분 소요되고 약 1천800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장점을 꼽는다.

공유 전동킥보드는 서비스 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할 때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등 예외적 상황이 있지만, 대학생들에게 경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락성을 꼽은 학생들은 공유 전동킥보드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 취미, 데이트, 도심 여행 등 다양한 오락을 즐긴다. “단체 스포츠 활동이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제약이 없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택시나 버스에서는 핸드폰을 보지만 킥보드를 타면서 풍경을 보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교내 데이트, 친구들과의 여가 수단으로 좋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최소림(앞)·정수빈(뒤) 씨는 킥보드의 위험성과 사고 등이 화제가 되는 등 단점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왜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는지 알아보고, 모두를 위한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 지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살핀다. 사진 제공=정수빈

헬멧 미착용·기계 오작동·도로여건은 위험성

10명의 심층 인터뷰 대상자 중 2명은 작은 사고를 겪었고 7명은 사고를 목격하거나 지인이 사고를 겪는 등 간접 경험이 있음을 밝혔다. 이들은 공유 전동킥보드의 위험성으로 헬멧 미착용·기계 오작동(브레이크·급발진·급제동)·도로여건 등을 꼽았다.

그럼에도 6명은 헬멧 착용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는 “개인 헬멧이 없어서”, “공유 헬멧의 위생 문제”, “헬멧을 빌리고 다시 헬멧 플랫폼에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을 답했다.

개인 헬멧을 보유한 3인도 장거리 주행에만 주로 착용한다고 답했다.

연구자들은 “헬멧 착용의 불편함 때문에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헬멧 착용 법적 의무를 강화하고, 헬멧을 공유 전동킥보드에 와이어로 연결해 필수 착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문에 응한 대학생 67명이 주로 이동하는 도로는 ‘매번 다름’ 29명, ‘자동차도로 가장자리’ 20명, ‘인도’ 10명, ‘자전거도로’ 8명 순으로 답했다. 도로의 노면과 점유 상태가 선택 기준이다. 위험성으로는 “도로 가장자리는 바닥이 고르지 않아 불편하다.” “자전거도로는 끊어져 있는 곳이 많고 인도와 구분이 안 되는 구간이 많다”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대학생들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편의성·경제성·오락성 등의 이유로 하나의 교통수단이자 문화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춘천의 대중교통이 불편해서”라고 강조한다.

정수빈 씨는 “강원대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헬멧 착용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시내에서는 단속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 도로교통법이 강화된 만큼 안전을 위해서 당국의 실제적 단속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5개 업체의 서비스 구역이 중복되는 데 춘천시에서 업체를 만나 주차 및 서비스 구역 확대 등을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 최소림 씨는 “춘천시가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에 대한 안전교육에 나서길 바란다. 또한 공유 전동킥보드가 도로 가장자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캠페인도 시행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춘천시 생활교통과는 “공유 전동킥보드는 자유업종이라서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자유롭게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문화이기에 공유 전동킥보드가 생활교통과 업무로 포함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현재 5개 업체가 영업 중인데, 킥보드 무단 주차에 따른 민원도 늘고 있어서 시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조만간 지역 업체 담당자들을 모아서 주차 등 전반적 상황에 대해 논의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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