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부르는 가을비가 시끌벅적하게 다녀갔다. 태풍을 지나 보낸 듯 하늘이 제법 맑다. 따뜻한 오리털 패딩을 슬쩍 꺼내입어야 할 정도로 쌀쌀해진 날, 따스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사업을 펼쳐온 ㈜대명종합관리 서광석 대표를 만났다. 이 기업은 지난 5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기반으로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됐다.‘종합관리회사’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 어떤 사회적 목적이 있기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을까?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명종합관리는 2019년 2월에 창업했다. 서 대표는 춘천의 한 종합관리회사에서
지난 14일 토요일. 아침부터 흐린 하늘에선 가을비가 내렸다. 점심때가 지나도록 젖은 날씨 속에 하나둘 모여든 사람들은 우산과 우비로 북적거렸다. 오후 2시가 될 무렵 시작을 알리듯 빗줄기가 멈추고 말간 하늘이 열렸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강원대 미래광장에는 자전거를 줄 세운 옆으로 왁자지껄한 자전거 타기 행사가 막 시작을 앞두고 있었다.이번 행사는 한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장애인들이 맘껏 타지 못해 보관만 하던 자전거를 처분하고 싶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시작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사람들이 장애인과 함께 타는 자전거 행진을 제
가을비가 한창이던 지난 수요일 아침, 시끌벅적한 공연장 풍경이 있었다. 지난 19일과 20일에 걸쳐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기획공연 발레 ‘세비야의 이발사’ 무대가 그 현장이었다. 20일 수요일 오전 11시 공연의 주된 관람객이 유치원과 어린이 손님이다 보니 관람석은 유난히 활기찬 재잘거림으로 어우러졌다. 평소 공연 관람에 집중하기 어려운 어린이 관람객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이 흔치 않은 탓인지 관객석은 만석이었다.이번 공연에는 중증장애인 공익캠페인활동가들도 관객으로 참가했다. 발레공연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있지만, 노래와
가을비가 차분히 내리는 아침에 찾아간 곳은 춘천의 로데오거리에 마주한 건물 5층에 자리한 곳이었다. 스포츠 기업이라고 해서 운동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사무공간이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득할 거라는 상상과는 다르게 그곳은 유튜브 ‘플레이어즈’ 채널을 운영하는 곳이었으며 직원들 모두가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곳이기도 했다. 운동으로 다져진 밝은 얼굴의 강석원 대표(38)는 ㈜스포티스트 기업이 사회공헌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고민하며 비인기 종목인 스포츠를 영상이라는 매체로 알리는 일을 하게 된 그동안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이야기해
내 젊은 날에 아폴로 싸롱이 있었다. 아폴로 싸롱은 그 이름을 분명히 몇 해 전 ‘달에 처음 착륙한 미 우주선 아폴로 11호’에서 따다 지었을 텐데 어울리지 않게 건물 지하에 있었다. 20평이 채 안 되는 지하공간에 서양 팝송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고 트윈폴리오 같은 우리나라 젊은 가수의 노래도 자주 흘러나왔다. 송창식의 ‘창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가 흘러나올 때에는 지하공간 가까이로 찬 가을비가 내리거나 끝 모를 바람 한 줄기가 부는 듯했다. 낭랑한 음색인데도 음울하게 들리던 그의 노래는 우리 춘천의 젊은이들을 바닥 모를
두께 있는 겉옷이 거추장스러울 만큼 기온이 높다. 11월 하순, 간간이 내리는 가을비가 반가운 늦가을녘, 철에 맞춰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여유 있다. 겨우내 먹을 김장을 위해 모이기도 한다. 돼지고기를 삶고, 절인 배추에 김칫소 넣어 맛나게 먹느라 여기저기 시끌벅적하다. 김장처럼 겨울철 먹거리로 인기 있는 음식으로 흔치 않은 발효음식이 있다. 구수한 청국장이다. 때가 되니 그 맛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생각보다 청국장 맛 좋은 집이 귀하다. 여기저기 수소문도 해보고 검색을 해보아도 소개할 집이 없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
창을 흔드는 명제 하나, 오늘을 깨운다. 찬 가을비가 물든 것들을 털어내고 있는 아침. 엊그제 그리고 오늘, 벌써 두 번째다. 비바람은 한바탕 가지를 흔들어대고 바람은 젖은 것들을 말려 또 한바탕 휩쓸고 간다. 아등바등, 한 해가 수습되고 있는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삶은 살아지는 것일까?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은 북적거리고 삶은 소란스러운데 매 순간 휩쓸리면서도 결국 나는 혼자다. 자신을 꼭꼭 닫아걸거나 활짝 열어젖히거나 삶의 중력은 공평해서 혼자 살아지는 것이고 혼자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개똥벌레처럼 나
11월 중순, 가을비가 내리더니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거리를 노랗게 물들인다. 가을비가 그치면 기온이 뚝 떨어져 만추의 가을을 온전히 느끼기도 전에 곧 겨울이 올 것만 같다.‘강원의 4대 보궁 展’이 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리고 오프닝 행사에 많은 지역 예술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4곳의 적멸보궁이 강원도에 산재하고 있는데, 춘천의 작가들이 답사를 통해 강원 4대 보궁의 문화적 의미와 영향을 시각화해 전시회를 열었다. 봉의산 자락 아래 옥천동 춘천예술마당에는 아트프라자 갤러리, 춘천미술관, 봄내극장, 춘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하더니 가을비가 내린 이후 기온이 많이 내려가 아파트 거실에서 맨발로 있으면 발등이 서늘해진다. 저녁에 소양강변 산책을 할 때면 여름내 그리 울어대던 풀벌레 소리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아마 풀벌레들도 겨울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가장 뜨거운 오페라를 조금 차갑게 생각해보려 한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뜨거운 오페라는 비제(Georges Bizet, 1838-1875)의 ‘카르멘’이다.1875년 파리의 오페라 코믹극장에서 초연된 카르멘은 파리의 상류층과 예술가들 사이에 커다란
시월도 벌써 중순이다. 가을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단풍이 지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한다.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하고 얼큰한 음식이 생각난다. 그래서 지인과 점심을 함께한 맛집은 후평동의 ‘고바우’. 부대찌개와 뭉텅찌개가 전문인데, 가격은 현금일 때 단돈 5천원.기다릴 정도는 아니지만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많은 단골들이 알음알음 즐겨 찾는 식당의 점심시간. 가스렌지 위 전골냄비 속에서 햄, 소시지, 다진 고기, 치즈, 야채 등이 얼큰한 소스와 어우러져 팔팔 끓기 시작하니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