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위원회, 직원 1명 감사 위해 일본·베트남으로 우르르…2023~2024년에도 일본·중국 방문
김시성 의장 및 사회문화위원회는 강원FC 응원한다며 본의회 첫날 일본 히로시마로

올해 강원도의회 마지막 정례회와 함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 등 굵직한 의정 활동이 빼곡한 가운데, 도의원들이 대거 해외출장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지=AI(Gemini) 생성.
올해 강원도의회 마지막 정례회와 함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 등 굵직한 의정 활동이 빼곡한 가운데, 도의원들이 대거 해외출장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지=AI(Gemini) 생성.

11월 4일, 강원도의회 올해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의가 시작됐다. 그런데 회기 중 김시성 의장을 비롯해 도의원들이 대거 해외출장을 나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제산업위원회 소속 도의원 8명은 베트남과 일본의 강원도 국외본부 감사를 명분으로 12일부터 14일까지 2박 3일 해외출장에 나선다. 위원장을 비롯한 4명은 일본으로, 부위원장을 비롯한 4명은 베트남으로 나간다. 도의회 직원 4명도 동행한다. 출장 경비는 일본의 경우 1인당 185만 원, 베트남의 경우 1인당 131만 원이 책정됐다. 모두 1천838만 원이다.

문제는 해당 국가에 파견된 강원도 직원이 단 1명뿐이라는 것. 직원 한 명 감사하겠다고 6명씩 팀을 짜서 우르르 몰려가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3일 일정 중 감사는 단 두세 시간뿐, 나머지는 현지 한인 상인 간담회와 강원상품관, 유명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진다.

베트남 일정에는 ‘쇼핑몰 입점 한국 상품 시찰’이, 일본 일정에는 ‘도내 우수제품 팝업스토어’시찰을 위한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역점 방문이 포함됐다. 감사를 하러 가는 건지 관광을 하러 가는 건지 묻기조차 민망한 일이다.

왼쪽부터 박찬흥 경제산업위원장(춘천·국힘), 강정호 부위원장(속초·국힘), 김용복(고성·국힘), 박관희(춘천·국힘), 심영곤(삼척·국힘), 이한영(태백·국힘), 정재웅(춘천·민주), 최재석(동해·국힘) 도의원.
왼쪽부터 박찬흥 경제산업위원장(춘천·국힘), 강정호 부위원장(속초·국힘), 김용복(고성·국힘), 박관희(춘천·국힘), 심영곤(삼척·국힘), 이한영(태백·국힘), 정재웅(춘천·민주), 최재석(동해·국힘) 도의원.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2023년에는 일본, 지난해에는 중국, 그리고 올해 베트남과 일본이다. 매년 외유 논란이 일었지만, 도의원들의 답변은 “현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리고 감사 결과 지적사항은 업무 확장 노력 당부”라거나 “홍보 강화 요청” 등의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서면이나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경우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에는 온라인 감사로 대체했다. 강원도의회 공무국외출장 규칙에는 의회가 열렸을 때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외출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제산업위원회뿐만이 아니다. 김시성 의장을 비롯해 사회문화위원회 의원 5명은 정례회가 시작되는 첫날 본회의를 결석하고 강원FC를 응원하겠다며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했다. 이로 인해 행정사무감사 일정이 하루씩 뒤로 밀렸다. 김진태 도지사가 초청했다며 출장 심사조차 받지 않았다.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위원은 위원장 원제용(원주·국힘), 유순옥(비례·국힘), 김기홍(원주·국힘), 박기영(춘천·국힘), 박호균(강릉·국힘), 이승진(비례·민주), 임미선(비례·국힘), 조성운(삼척·국힘) 등 8명인데, 이 중에서 누가 이번 히로시마 출장에 동행했는지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에 물었는데 행정사무감사 중이라는 이유로 확인할 수 없었다.

정의당 강원도당에 따르면, 김시성 의장은 “강원FC가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십리그에 갔고 강원도를 홍보하는 면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도의회 의장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도의회 본연의 책무가 행정사무감사인지 축구 응원이지 모를 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 강원도당은 “행정사무감사 기간 피감기관인 강원도와 함께 출장을 다녀오는 것은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면서 도의회에 “모든 외유성 해외출장 중단”을 요구하고, 김시성 의장을 비롯한 해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도민 앞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전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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