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WACP 포럼, 지난 20일 번개시장에서 성황리에 마무리

지난 20일 번개시장에서 WACP포럼애 열렸다.
지난 20일 번개시장에서 WACP포럼애 열렸다.

한림대 MICE기획경영전공이 주관한 ‘WACP(We Are Chance Producers) 포럼’이 지난 20일 번개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깔롱한 기록을 남기는 기획자들의 포럼’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Town MICE’를 실제 공간에 구현해보는 실험적 시도로, 오래된 전통시장인 번개시장을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이 축적되는 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

핵심 주제는 ‘기록’이었다. 개인의 기억이 지역의 정체성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주제로 삼아 ▲‘기記 : 기억을 나누고’ ▲‘록錄 : 이야기를 녹여낸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강연과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를 시작하기 전, 소양로 일대 당간지주와 번개시장을 잇는 지역 탐방 투어가 진행됐는데, 전문 도슨트가 아닌 한림대 학생들이 직접 해설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장 일대를 생생히 체험한 뒤에는 번개시장의 명물인 옹심이칼국수와 감자전으로 따뜻한 점심이 제공됐다.

행사 시작 전 소양로 일대 당간지주와 번개시장을 잇는 지역 탐방 투어진 진행됐다.
행사 시작 전 소양로 일대 당간지주와 번개시장을 잇는 지역 탐방 투어진 진행됐다.

‘기록’과 ‘지역’에 대한 메시지

이번 포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연사들이 참여해 각자의 시선으로 ‘기록’과 ‘지역’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국제컨벤션협회 아시아태평양지부장 와이킨 웡.
국제컨벤션협회 아시아태평양지부장 와이킨 웡.

첫 번째 강연은 국제컨벤션협회(ICCA) 아시아·태평양 지부장 와이킨 웡(Waikin Wong)이 맡았다. 그는 세계 각국의 MICE 트렌드와 도시들이 컨벤션을 통해 어떻게 정체성과 경제적 활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특히 ICCA(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가 전 세계 MICE 전문가들의 교류와 협력을 이끄는 글로벌 네트워크임을 강조하며, 한국의 지역들도 국제 무대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튜브 채널 '체험판 고고학' 장동우 대표.
유튜브 채널 '체험판 고고학' 장동우 대표.

두 번째 연사인 장동우 대표는 유튜브 채널 ‘체험판 고고학’을 운영하며 고고학을 몸으로 실험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유물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다시 만들어보는 ‘실험 고고학’의 필요성과 흥미를 직접 보여줬다.

그는 강연 중 실제로 돌을 깎아 돌도끼를 만드는 시연을 통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나아가 과거를 체감하고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 고고학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소양하다' 윤한 대표.
'소양하다' 윤한 대표.

세 번째 연사로 나선 윤한 대표는 춘천의 복합문화공간 ‘소양하다’를 기획·운영하며, 책·예술·관광 등을 통해 지역에 이야기를 입히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관광두레’ 사업과 로컬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 ‘로컬에-딛터’, ‘옥시기 읽는 시간’ 등의 사례를 통해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도시의 문화로 전환될 수 있는지 진정성 있게 설명했다.

그는 “내가 살아가는 공간의 재미를 발견하고, 그 재미가 다시 나를 설명해주는 순간이 로컬 콘텐츠의 힘”이라고 말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세원 대표.
정세원 대표.

네 번째 연사인 정세원 대표는 인터랙티브 사운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운드 디자이너이자 ‘사운드파운드리’의 대표다. 그는 전기차 사운드 디자인부터 웹·앱·제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운드를 기획하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상의 소리 속에 담긴 기술과 의미,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사운드를 실시간으로 입히는 시연으로 큰 관심을 모았고, ‘소리’라는 기록 매체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었다.

아티스트 DJ 페기굿.
아티스트 DJ 페기굿.

마지막 연사인 아티스트 DJ 페기굿은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독창적인 문화 실험으로 이목을 끌었다. “페기구는 못 부르니 우리가 페기굿을 만들자”는 유쾌한 발상에서 출발한 그는 전통 농악과 테크노를 융합해 일상 공간을 무대로 바꾸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강연 이후에는 번개시장 내 포차에서 번개극장까지 10여 분 거리에서 거리 퍼레이드 공연을 진행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전통이 동시대의 감성으로 재해석되어 일상에 녹아드는 과정을 실천으로 보여준 시간이었다.

번개시장 거리 퍼레이드.
번개시장 거리 퍼레이드.

공연이 끝난 후, 번개극장에서 학생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막걸리를 나누는 리셉션과 함께 하루 동안 이어진 포럼의 열기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한림대 MICE기획경영전공의 이화봉 교수는 “이번 포럼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타운 마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실험”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에서 마이스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희수(한림대3)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후원해 주세요 기사 후원하기
저작권자 © 시민언론 <춘천사람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