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본부, 지난 3일 국가유산청에 신고…국가유산청은 "불법 매립 없었다"
김종문 대표, "발굴조사 중단…국가유산청장 등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지난달 30일, 캠프페이지 정밀발굴 현장에서 발굴기관이 침수된 유구를 매립하는 모습. 사진=중도본부
지난달 30일, 캠프페이지 정밀발굴 현장에서 발굴기관이 침수된 유구를 매립하는 모습. 사진=중도본부

춘천시가 캠프페이지 부지에서 실시 중인 정밀발굴 현장에서 유구들을 불법으로 매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중도본부) 김종문 대표는 지난달 2일 침수로 인해 훼손된 1구역 유구들이 같은 달 30일 매립된 사실을 발견해 지난 3일 국가유산청에 신고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발굴기관에 사진 제출을 지시하고 유구 훼손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5일 오후 발굴기관에 사진을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불법매립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도본부에 따르면, 캠프페이지 정밀발굴 현장에서는 지난 수개월 동안 발굴된 유구들을 침수 상태로 방치됐다. 중도본부가 수차례 그 같은 사실을 신고했지만, 국가유산청은 발굴조사를 중지시키지 않았다. 다수의 유구가 침수돼 훼손되는 상황에서 발굴조사가 계속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2일 중도본부가 캠프페이지 정밀발굴 현장에서 촬영한 침수 유구들. 사진=중도본부
지난달 2일 중도본부가 캠프페이지 정밀발굴 현장에서 촬영한 침수 유구들. 사진=중도본부

사진을 보면 유구들이 물에 잠겨 있다. 중도본부는 수차례에 걸쳐 침수 상황을 신고하고 개선을 촉구했지만, 국가유산청은 유구들의 침수 여부조차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침수 훼손이 없다는 주장만 반복해 왔다.

중도본부에 따르면, 캠프페이지 발굴기관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발굴 과정에서 나온 흙을 구르마로 운반해 침수된 유구들을 매립했다. 방수천이 설치됐던 유구들을 국가유산청에 보고도 하지 않고 매립해 원형을 훼손했다는 게 중도본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 6일 중도본부 김종문 대표와의 통화에서 "매립 관련 사진을 확인했고, 상세 경위서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확인해서 위법사항 있으면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발굴조사부터 중단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위법사실을 확인해야 중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중도본부는 “이번에 발굴기관이 침수된 유구들을 불법매립 한 범죄는 국가유산청 공무원들의 방조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면서 “캠프페이지 발굴조사 즉각 중단”과 함께 “유구 훼손 경위를 파악하고 의법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중도본부는 또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과 함께 국가유산청장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등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전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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