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라 명창의 35년 국악 여정 잇는 제자 세대의 '춘천소리' 선언
춘천 시민을 위한 함영선 소리 발표회…11월 14일, 춘천인형극장 대극장

전통의 숨결이 살아 있는 춘천의 소리가 다시 한 번 무대 위에서 숨을 고른다. 오는 14일(금) 오후 7시, 춘천인형극장 대극장에서 국악인 함영선의 ‘춘천 소리가 굿이로구나’ 발표회가 열린다.

(사)강원소리진흥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발표회는 단순한 발표회가 아니다. 강원과 춘천 토속민요의 발굴과 무대화를 선도해 온 이유라 명창의 35년 여정을 잇는 제자 세대의 선언이자 ‘춘천국악’이라는 지역문화 자신의 성숙도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라는 측면에서 ‘춘천소리’라는 이름의 역사와 전통을 현재형으로 잇는 문화적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총괄하는 이유라 이사장은 “춘천에서 민요를 전수한 지 35년, 가장 큰 성취는 수많은 제자들”이라며 “그 첫 제자 함영선이 이번 무대의 중심에 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현재 춘천시립국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함영선은 10대 때부터 소리 공부를 시작해 용인대 국악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대통령상·국무총리상 등 국내 최고 권위의 민요대회를 석권한 중견 국악인이다. 현재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수석단원으로 활동하며 공연·음원·해외 무대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춘천소리’에서는 춘천 지역에 전해 내려온 ‘목화 따는 소리’, ‘처녀장사타령’, ‘미나리 노래’, ‘아라리’ 등 토속민요를 현대적 무대 언어로 재탄생시킨다. 삶의 현장에서 불리던 노동요·유희요가 예술적 감각을 입고 관객 앞에 선보이는 순간이다.

이어지는 2부 ‘서울굿’은 무속 의례음악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한 무대다. 굿판에서 울리던 소리가 소리꾼 함영선의 해석을 거쳐 공연장으로 옮겨오며, 제의적 공간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적 장면으로 확장된다. 전통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오늘의 감각으로 새롭게 다가가는 시도다.

특히 이번 공연은 춘천 토속민요를 최초로 체계화한 이유라 명창의 시리즈 음반·악보집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의 정수를 한 무대에 압축해 보여준다.

스승인 이 이사장은 “춘천소리의 뿌리 위에 스승과 제자가 나란히 서는 날”이라며 “시민들이야말로 이 여정의 증인이자 후원자”라고 말했고, 제자인 함영선 명창은 “이제야 민요와 소리의 깊이를 조금씩 깨달아간다”며 “평생 배우는 자세로 소리하겠다. 응원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국악이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의 감각으로 재탄생하는 현장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날 춘천인형극장을 방문하면 된다. ‘춘천 소리가 굿이로구나’ 그 소리의 역사와 현재가 같은 숨결로 울릴 것이다. 문의=(사)강원소리진흥회(033-263-5533)

이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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