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caru, 소설가 김한숙 첫 소설집 《눈이 지나간 자리》 북토크
“책의 공간 넘어 삶을 나누는 인문 공동체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향한 시작”

인문학 프로그램 수업 장면. 사진=까루
인문학 프로그램 수업 장면. 사진=까루

춘천의 오래된 골목 한쪽, 조용히 불을 밝히는 작은도서관 caru(까루)가 있다.

20년 전 ‘꾸러기어린이도서관’으로 문을 연 이곳은 오랜 시간 아이들의 웃음과 책 냄새로 채워졌고, 2023년 이름을 바꾸고 어른과 시니어를 위한 인문 공간으로 새롭게 걸음을 내디뎠다.

그 길 위에 한 작가가 있었다. 소설가 김한숙. 그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처럼 섬세하고, 삶의 결을 오래 응시하는 시선으로 작은도서관 caru(까루)의 문을 열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인문학 프로그램 ‘울프의 책상’에서 김한숙 작가는 학인들과 함께 울프의 글을 읽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2년에 걸쳐 이어진 41회의 수업은 어느새 두 권의 문집 《울프의 책상》(2024)과 《울프의 감자》(2025)로 피어났다. 그리고 그 여정은 올여름, 영국의 바람 속에서 울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문학기행으로 이어졌다. 그 모든 시간을 함께한 독자들은 이제 그를 ‘울프의 선장’이라 부른다.

항해의 끝에서 김한숙 작가는 자신의 첫 소설집 《눈이 지나간 자리》를 들고 다시 작은도서관으로 돌아온다. 12일(수) 오후 7시, 작은도서관 caru(까루)와 출판사 이오리북스가 함께 마련한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서다.

이날 독자들은 김한숙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오래 바라본 삶의 풍경들이 어떻게 한 권의 소설로 피어났는지 그 여정을 나누게 된다. 도서관의 따뜻한 조명 아래 한 사람의 문학이 또 다른 사람의 삶으로 스며드는 밤이 될 것이다.

작은도서관 caru(까루) 관계자는 “김한숙 작가와 함께했던 시간은 도서관이 단순한 책의 공간을 넘어 삶을 나누는 인문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이번 만남이 또 다른 이야기를 향한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바람이 스미는 창가에 이야기가 자란다. 그곳에 작은도서관 caru(까루)와 김한숙 작가, 그리고 우리 모두의 문장이 머문다.

이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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