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5세 시니어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삶의 감동 무대
‘극단 정담情談’, 28~29일 봄내극장에서 제3회 정기공연
올가을, 춘천의 노년 무대가 다시 한번 뜨겁게 피어난다.
지역 기반 시니어 극단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은 ‘극단 정담情談’이 오는 28일과 29일, 세 번째 정기공연 연극 ‘꽃 당신’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작가 박팔영, 연출 장복한이 함께 만든 이번 공연은 살아온 세월의 이야기와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극단 정담(대표 장복한)의 출발은 소박했다. 춘천문화원 시니어연극반의 수강생들과 생활예술 연극인들이 함께 ‘나이 들어도 꿈꿀 수 있다’는 마음으로 2023년 창단했다. 첫 작품 ‘인력거꾼 김첨지’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춘천문화재단과 함께 ‘도시가 살롱’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참여자와 단원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제2회 정기공연 ‘경로당 폰팅 사건’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지역 연극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실버스타 K in 강원’ 초청 공연을 거쳐 제6회 대한민국생활연극제 대상과 최우수연기상(배우 김영민)을 수상하며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최근 춘천시립요양원에서 열린 봉사 공연 ‘줌마시대’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시니어 문화의 건강한 모델’로 성장 중이다.
이번 무대에는 권병철 역 지현상, 금자 역 정연순, 경숙이 역 박진희, 카트린 역 영은, 흰머리 역 강영자, 장미 역 안윤희, 복자 역 용정숙, 장선생 역 오홍택, 은홍 역 이영숙, 윤영감 역 황기면, 김영감 역 허준구, 며느리 역 이운자, 점쟁이 역 정혜숙을 비롯해 장구 장단을 맡은 박용순까지 이름만으로도 정담의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들에게 친숙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오랜 세월 각자의 인생을 살아온 이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순간’을 관객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올해 ‘꽃 당신’을 준비하는 과정은 배우들 스스로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다. 2월부터 시작된 연습이 어느덧 개막을 앞둔 지금, 단원들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서로에게 깊은 애정을 전한다.
직장을 다니는 단원, 은퇴 후 강의나 풍물 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단원 등 모두가 바쁜 일상을 살고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연극을 향한 열정으로 시간을 만들었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며 만들어 온 연습실의 시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였다.
연습이 끝난 뒤에도 뒤풀이 자리에서 또 다른 연극 공부를 함께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은 극단 정담이 지닌 따뜻한 결속을 그대로 보여준다. 창단 3년 차를 맞은 지금, 25명의 단원이 만들어낸 이 깊은 마음의 흐름은 ‘꽃 당신’이라는 작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장복한 대표는 2023년 첫 공연 당시 “실버들도 대학로를 꿈꾼다”고 말하던 순간의 설렘과 두려움을 떠올리며, 이후의 전석 매진과 수상 경력으로 그 꿈이 허황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고 말한다.
그는 연극을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이라 정의하며, 이번 ‘꽃 당신’도 같은 마음으로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정담情談은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 브로드웨이까지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전하며, 시니어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극단 정담은 이번 공연을 통해 또 한 번 증명하고자 한다. 나이는 단지 숫자일 뿐이며, 예술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2025년 겨울, 춘천에서 펼쳐질 시니어 배우들의 도전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인생의 또 다른 장을 여는 환한 꽃봉우리다.
당신의 가을도 함께 피어날 준비가 되었는가? 극단 정담의 무대가 그 답을 들려줄 것이다. ▲가입문의=010-2378-5165
이광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