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강원대학 국어교육과로 진학했다. 대학에 가면 문학회 같은 모임이 있을 테고 그런 모임에 가입해서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개교 2년째인 대학이라 그런지 문화적인 면에서는 불모지였다.격주로 발행되는 강대학보에 짤막한 콩트를 써서 발표하는 정도의 심심하기 짝이 없는 대학 1년생의 어느 날, 먼 훗날 여류작가가 된 분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박계순’ 선배다.당시 박 선배는 서울의 숙명여대 무용과를 다니다가 고향 춘천으로 내려와 강원대 모 과로 학사 편입한 직후였다. 나보다 3년
오늘날과 같이 광복절이 국경일이 된 것은 1949년 10월 1일 공포, 시행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것이다. 그러니까 광복절은 실제 해방이 이루어지고도 수 년이 지난 뒤에 국경일이 된 것이다. 미군정이 들어서고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 논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법률 초안에는 독립기념일로 기술되었으나, 국회 본회의 과정에서 국경일의 명칭이 ‘헌법공포기념일’은 ‘제헌절’로, ‘독립기념일’은 ‘광복절’로 바뀌었다. 그러면 해방, 독립, 광복이란 용어 중에서 왜 광복절이라는 용어가 채택된 것일까? 해방절이나 독립기념일이 아
강원도민프로축구단 강원FC가 팀 사상 첫FA컵 4강 진출을 이뤄냈다. 강원FC는 지난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 경기장에서 치러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 삼성을 무너뜨리면서, 강원FC는 팀 창단 이래 첫 FA컵 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강원FC에게 있어서 FA컵 트로피는 굉장히 탐나는 트로피일 것이다. 팀의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쓰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FC는 현재 K리그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찾아온 지도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 만나더라도 최소한의 대화만 하고 빨리 헤어지는 비대면 생활방식이 미덕이 됐다. 백신이 나왔지만, 부국 빈국 간 백신 불평등과 변이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쉬이 잠잠해질 것 같지 않다. 비대면 생활방식,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까? 참으로 답답한 요즘이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면 코로나19가 있기 전에도 청년세대는 비대면 사회를 겪어왔다. 한국사회는 한국전쟁 이후 지
빨갛게 잘 익은 수박을 나눠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는 가족들, 여름 하면 떠올려지는 한국 서민 가정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점점 보기 힘든 풍경이 돼가고 있다.수박 한 통 3만원, 최근 폭염과 관련해서 눈에 띄는 이슈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8월 현재 수박 1통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6천42원이다. 7월의 1만6천577원보다 57.1% 올랐고, 지난해 8월의 1만9천213원보다 35.5% 높다. 참외 가격도 급등했다. 참외(10개 기준) 가격은 8월 현재 1만6천754원으로 지난 7월 및 지난해 8월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급부상하였습니다.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 세계를 뜻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A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점프VR’ ‘이프
2021년 여름, 도내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그야말로 ‘최악’이다. 이들의 경제·사회적 상황을 나타내는 도내 모든 통계치가 매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지난 2분기 통계청에서 발표한 강원도 내 자영업자 수는 19만9천 명으로 83만2천 명의 전체 취업자 중 23.91%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1989년 역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이전 기록인 지난해 4분기 24.17%를 가볍게 뛰어넘어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월 기준 도내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율은 무려 79.10%에 이르렀다. 도내 자영업자 10명
위 곡은 7월 29일 유튜브 채널 ‘백자TV’에 올라온 ‘나이스 쥴리’의 가사이다. 이 곡은 민중문화 활동가인 ‘우리나라’팀 소속 백자의 신곡으로 노래 속에 등장하는 ‘쥴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X파일’에 등장하는 인물이다.가수 백자는 ‘[M/V] 나이스 쥴리 (뮤직 비디오)’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업로드하며 “생애 두 번째 뮤직비디오를 풍자송으로 찍었다”면서 “후대에 ‘쥴리전’이라는 판소리가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소개하기까지 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M/V] 나이스 쥴리 (뮤직 비디오)’의 조회 수가 올라가면
미술관 입구에 난데없이 강원도 정선 함백산의 고사한 전나무가 누워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21년 6월 8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된 의 전시의 도입부이다. 잘려진 채 놓인 나무의 주검이 전하는 울림은 조용하지만 강렬하다.전시는 기후위기 속에 놓인 지구라는 생태계를 ‘집’이라고 보고 ‘기후변화로 죽어가는 집’, ‘짓고 부수는 집’, ‘생존을 돕는 집’,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한라산에서 백두대간까지 집단으로 고사하는 침엽수에 대한 기록에서부터,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 남극의 해빙,
아름다운 호숫가 학교에 스승의 날이 찾아왔다. 시인은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이었다. 학생들에게 뜻있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오래전부터 내게 졸랐다. 나는 어렵지 않게 약속하였건만 그는 잊을만하면 전화를 주곤 했다. 내 기억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나름 애정의 표현이었다. 그가 학생들과 나누는 애정을 시 하나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때로 야콘을 파 헤집고 / 고구마의 굵은 야심작을 찌고 / 옥수수의 음률을 뜯으며’ 그들의 시간도 익어갔다는 걸 충분히 알겠다. 이런 구체성이 없었다면 적당히 감상을 자극하는 시로 존재
필자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어린아이로서 마땅히 행복을 누려야 될 때 누리지 못했던 사람들, 아프고 힘들 때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괜찮은 척 지냈던 사람들,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했던 사람들, 슬플 때 슬픔을 표현하지 못하고 삭이기만 했던 사람들로 자기 자신 안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품은 채 빨리 어른이 된 사람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삶의 스토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곳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끊임없이 무의식적으로 탐색하며 팽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 ‘산림치유’라면, 산림치유를 할 수 있도록 조성한 시설과 그 토지를 포함한 산림을 ‘치유의 숲’이라고 한다. 전국 23개 치유의 숲이 운영 중이고, 30개가 조성 중이며, 신규 예정지가 5곳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춘천시도 부지선정을 필두로 치유의 숲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치유의 숲 1호인 ‘산음 치유의 숲’은 경기도 양평, 국립 산음 자연휴양림 내에 조성되어 있다. 산음 치유의 숲은 낙엽송과 잣나무, 활엽수 등 다양한 수종이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선택할 수 있도록 청정, 안전, 건강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협동조합 참닭갈비는 사회적 소외계층의 자립을 위해 운영되는 자활기업으로 시작됐다.협동조합 참닭갈비는 2005년 설립되었지만, 중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2017년 현재의 대표가 합류하게 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협동조합 참닭갈비는 식당과 춘천 MS마트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도시락 사업단에 주메뉴로 공급되고 있다.이석주 대표는 “참닭갈비는 사회적 경제를 지향하며, 엄마들이 만드는 제품입니다.가장 강조하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라는
현재 춘천에 많은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현재까지 지어진 아파트의 세대수는 8천535가구다. 한 세대수에 4인 가족이 입주한다고 가정하면 총 3만4천140명이 입주할 수 있는 규모이다. 앞으로 완공 예정인 아파트들의 세대수를 더하면 입주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늘어난 아파트와 달리 춘천의 20, 30대들이 집 구하기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의 평당 가격은 대부분 1천만원대에 육박한다. 갓 사회에 나온 20대나 30대에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에게 집단 사이버 폭력이 가해지고 있다. 안산 선수의 프로필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남초 사이트는 양궁 조끼의 세월호 추모 리본 뱃지를 이유로 들어 공격을 시작했다. 이내 숏컷 헤어스타일, SNS에서의 ‘웅앵웅’, ‘오조오억’ 등 유행어 사용, 여대 출신 등을 이유로 들어 ‘페미’(페미니스트의 준말)가 아니냐며,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거나 심하게는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안산 선수를 둘러싼 갈등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논란은 격화되고 있다.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자신
돈 복사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의 별명이다. 시세변동이 초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심할 경우에는 1분 동안 10배가 오르내리는 일도 있다.비트코인을 필두로 이더리움, 리플, 픽셀 등 많은 가상화폐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코인 거래소도 빗썸, 업비트, 코빗 등으로 다양하다. ‘돈이 복사된다’는 입소문은 사람들을 현혹하기 충분했다. 실제로, 돈이 복사됐다. 기자도 소액 10만 원을 코인에 투자한 적이 있다. 10만 원은 단 하루 만에 14만 원이 됐다. 48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수익률은 50%를 돌파했다. 1
경력단절예방지원사업은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에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정·기업·사회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여성과 기업을 대상으로 상담 및 교육·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경력단절예방 정책 등을 홍보하는 사업이다.사업대상은 구직준비단계여성(대학생, 특성화고생 등), 새일센터 구직여성, 재취업여성, 재직여성, 기업이며, 사업수행기관은 광역·거점센터(경력단절예방팀 3개소, 일반 광역·거점센터 12개소) 및 지역센터(경력단절예방팀 4개소, 일반 지역센터 56개소)로 지정돼 운영중이다. 춘천여
지난 4월 막 개소한 상담소에 가정폭력 피해자인 이주여성 A씨가 찾아왔다. 2010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시집온 A씨는 지금도 남편과 시댁 식구들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했다. A씨는 가족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다문화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고 싶었으나 시댁 식구들과 남편은 A씨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무조건 집에만 있으라고 했고 청소하고 밥하고 시어른을 돌보는 것만이 A씨의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견딜 수 있었다. A씨가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폭력과 모멸감이었다. 입국 초기부터 남편과 시댁
우리나라 개화기가 시작될 때, 서양 문물이 밀려들어 올 때, 단편적이나마 영국 희곡작가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합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세계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인문학의 필독서 가운데 하나인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세계 곳곳 그의 공연이 올려지지 않는 ‘하루’가 없을 정도이니 온 지구가 사랑하는 작가라 말해도 될까요? 457년 전에 태어난 그의 이름은 오늘날까지도 회자가 되고 있고 희곡 38편, 소네트 154편, 장시 2편을 써낸 그를 동료 작가 벤 존
A는 고통이다. A가 증대하면서 지상을 가득히 채운다. A는 고통, 나는 고통의 남편. A는 내 몸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밤이다. A와 나는 관계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A는 고통, 나는 고통의 남편, 어떻게 이혼할 것인가 새벽에. A와 나는 어떻게 결혼을 취소할 것인가 대낮에. 나는 A를 없애려 권총을 만든다. 물론 나의 권총에는 총구가 없다. 죽여야 할 놈은 이미 시체이기 때문이다. 죽여야 할 놈은 바로 나 아아 시체여 시체여 시체여. 밤에도 낮에도 지상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A는 결코 죽을 가능성이라곤 없다. A는 고통,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