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생활감시단(방생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는 방사선과 방사능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일상에서 ‘방사성 물질’과 '방사선', 또는 '방사능'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긴 하지만, 막상 각 용어를 구별하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다 각 용어와 관련된 단위까지 나오면 도대체 뭔 뜻인지 이해하기란 더욱 어렵다.
춘천시 및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대응·소송 과정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사선에 대한 기본 정보나 상식뿐만 아니라 방사선의 위험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앞으로 두 번의 글을 통해 독자와 춘천 시민의 방사선 또는 방사능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뉴스를 통해 우리는 우라늄(U)·플루토늄(Pu)·토륨(Th)과 같은 단어를 자주 듣는다. 이처럼 방사선을 내뿜는 물질을 ‘방사성 물질’이라고 한다. 이 방사성 물질은 원자핵이 스스로 붕괴해 안정된 핵으로 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방사성 붕괴과정이라 부른다.
방사성 물질은 지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광석과 금속 안에 원래 함유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235·우라늄-238·토륨-232·라돈-226 등처럼 자연 방사성 물질과 원자력발전소난 핵미사일처럼 핵분열 실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코발트-60·요오드-131 등 인공 방사성 물질로 나뉜다.
방사성 붕괴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은 주변에 입자나 파장을 내뿜게 되는데, 이를 방사선放射線이라고 한다. 이처럼 방사선을 내뿜는 성질 또는 능력을 방사능放射能이라 한다.
방사선은 크게 알파(α)선·베타(β)·감마(γ)선 세 종류로 나뉜다. 알파(α)선은 입자가 커서 대부분 물질을 잘 통과하지 못해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베타(β)선 또한 입자 형태로 방사된다. 알파선보다는 에너지가 높아 종이 정도는 통과할 수 있지만, 금속판과 같은 물질은 통과하지 못한다.
인간에게 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감마(γ)선이다. 알파선과 베타선은 입자 형태로 방사되는 것과 달리 감마선은 파동 형태로 방사되는데, 그 에너지가 매우 높아 사람 몸을 통과할 정도다. 그러나 납이나 콘크리트는 통과하지 못한다.
다음으로 방사능과 방사선과 관련된 일반적인 단위를 살펴보자. 방사능의 단위는 일반적으로 베크렐(Bq)를 사용한다. 1Bq은 방사성 물질의 원자핵이 매초 1번 붕괴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곡류 1Kg에 포함된 자연 방사성 물질은 칼륨(K-40)의 경우 30베크렐 (30Bq/Kg)로 곡류 1Kg은 초당 30번의 방사성 붕괴 과정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사람의 신체가 외부의 방사선에 피폭을 받는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는 주로 시버트(Sv)로 표기한다. 1Sv=1000mSv, 1mSv(밀리시버트)=1000μSv, 1μSv(마이크로시버트)=1000nSv(나노시버트)로 환산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소에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될까? 우선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인공방사선 물질로 인해 사람이 1년 동안 받는 외부 피폭 허용치를 1mSv/year로 정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 국민이 받는 외부 피폭 상황은 어떨까?
2020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작한 《대한민국 국민의 자연 및 인공방사선 피폭량 조사》 자료집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연간 평균 방사선 피폭량은 7.29mSv/year였다. 그중 땅·음식·햇빛과 라돈 흡입 등 자연 방사선에 의한 내・외부 피폭량은 5.24mSv/year, 의료기기 등 인공 방사선에 의한 피폭량은 2.05mSv/year였다.
해당 자료집에서 내용 중 건축물 실내에서의 평균 방사선 피폭량은 연간 0.74mSv(그림 참조)로 춘천시의 실내 건축물의 방사선 피폭량인 2.628 mSv보다 약 3분의 1 수준이다.
강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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