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귀중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흔한 것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공기나 물, 전기는 우리 주변에 늘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그것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이 부족하거나 끊기게 되면 우리는 곧바로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평상시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지면 그렇게 소중하다는 걸 깨닫곤 한다. 축제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물론, 축제가 없다고 해서 우리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정하든 안 하든 오늘날 축제는 우리 일상성에 깊숙이 자리 잡
도나 서머(Donna Summer)‘디스코의 여왕(Queen Of Disco)’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그녀는 1948년 12월 31일 보스턴 태생이다.본명은 아드리안 도나 게인스이며, 독일에 거주하던 75년에 레코딩한 가 에로틱한 신음소리와 함께 성적 분위기의 극치를 전하면서 빅히트한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듣기만 해도 침이 마르는 ‘섹시 디스코’가 주특기. 초기 디스코의 배후 인물은 이탈리아 태생으로 독일에서 활동한 프로듀서 조르지오 모로도(Georgio Moroder), 그가 뮌헨 스튜디오
겨울엔 춘천시 후평동 끄트머리 자취방에서 아직 몇년째 휴학 중인 절름발이 친구와 사나흘 술이나 마시면 좋겠네. 연탄불은 가끔 꺼지고, 입김이 서로의 얼굴을 가리는 흐린 방에서 산 넘어 동쪽에서 온 여인과 또 그의 젊은 애인과 실직한 후배와.... 이렇게 꾸벅꾸벅 졸며 양미리를 구우며 막걸리 병을 쓰러뜨리며 어떤 기다림에 온종일 귀를 기울이면 좋겠네. 술만 먹다가 죽은 후배 이야기를 하면서, 불운한 연애 끝에 죽은 여인 이야기를 하면서, 술집에서 헤어진 후 영영 소식 끊긴 친구들 이야기를 하면서, 아직 살아남아 양미리를 굽는 우리의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5개월 남겨놓고 내년 1월부터는 전라북도도 ‘전북특별자치도’로 명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이는 제주·세종·강원에 이은 4번째 특별자치시·도로 일각에서는 특별자치도의 난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전북특별자치도법은 지난 8월 처음 발의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1법안심사 소위원회는 지난 11월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안을 상정해 공청회를 거친 뒤 3개의 특별법안을 병합심사 후,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안 의결했다. 이어 전북특별자치도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지난해 지방선거 국면에서 공약과 아이디어 수준에서 얘기되던 강원특별자치도가 투표일을 며칠 앞둔 5월 29일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강원특별법)이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6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어 세 번째 광역행정 단위 특별자치도가 된다. 하지만 특별법 조항이 23개 항에 불과해 2006년에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의 특별법 조항 481개 조항과 비교해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원도가 사전에 준비한 것이 아니라 법이 먼저 통과되고, 지선에서
교육부가 2025년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원할 때 방과후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교육부는 지난 9일 초등학생 방과 후 활동 지원을 통해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고자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방과 후 교육활동을 내실화하고 돌봄의 질을 제고하여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으로,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늘봄학교’의 추진방안은 다음과 같다. 올해 4개 내외의 시범교육청이 시범운영을 통해 지역별·학교별 여건에 맞는 다양한 늘봄학교 모델을 개발해 20
고역사(고력사, 高力士)라는 인물이 있다. 중국 당나라 현종 시대의 환관이다. ‘개원의 치(治)’를 구가했던 현종이 34세 연하의 며느리 양귀비에 빠져 혼군의 망도를 달리고 있을 때 그나마 충성을 다했던 환관이었다. 당시에 궁중시인(어용시인)으로 빌빌거리고 있던 이백(이태백)이 양귀비의 미모와 나아가 현종과의 사랑을 찬양하고 칭송한 를 짓자 과거의 원한(이백 형이 술에 취해 고역사에게 신발을 벗기게 했다지ㅎ)을 앙갚음하느라 그 시를 양귀비를 음해하는 풍자시라고 모함해서 졸지에 이백을 실직자로 만들었다. 시인
당신이 들판에 살면 어떨까 생각하곤 해나는 치맛자락을 부풀리며 들판을 가지게 되겠지풀이 마르는 냄새가 옷과 피부와 머리카락에 스밀 거야당신과 내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냄새야당신은 트레일러에서 빛을 끄고 녹슬어가다하루에 한 번씩 새로운 연장으로 태어날 거야당신은 끽끽거리는 트레일러를 흔들며 요리를 하고고장난 줄도 모르는 나를 오전 내내 수리해나는 차돌 같은 당신의 희고 큰 치아 밑에서펴지고 잘라지고 조여지면서 점점 쓸모 있어져당신이 들판에 살면 어떨까 생각하곤 해독초와 뱀과 바위가 많았으면 해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던
최근 춘천 일원에서 중세시기의 문화유적이 집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확인되는 유적들은 춘천 역사의 가장 빈약한 부분을 메워 주는 기초자료가 되고 있다. 사실 춘천지역의 중세시기는 신라의 북진에 따른 주(州)의 설치, 질암성(迭巖城)이 봉의산성일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고려시대에는 왕건 세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춘천 호족의 이야기 그리고 몽골의 침입에 따른 춘천 주민의 항쟁 정도였다. 특히, 고려시대 춘천의 모습은 몽골 침입에 따른 참상 이외에는 춘천칠층석탑과 춘천근화동당간지주가 전부였다.2022년에는 옛 캠프페이지부지와 함께 주
요즘 들어 포근한 겨울 날씨를 보이지만, 그래도 계절이 겨울인지라 매서운 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겨울나기가 어려운 추운 겨울이다. 에너지 빈곤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추운 겨울이다. 매서운 한파가 절정에 달하자,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에너지 취약계층이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에너지 취약계층은 특히 더 어려운 겨울을 보낸다. 2021년 대비, 기존 한 장당 800원이었던 연탄 가격이 2022년부터는 유류비 인상 등으로 850원까지 올랐다. 게다가
인제로 가는 출장 중이었다. 주유도 할 겸 들른 휴게소에서 ‘톡’을 확인했다. -네이버에서 네 시를 찾아서 읽었다. 다 좋았다.-얼마 전 현업에서 퇴직한 큰오빠다. 오빠의 좋았다는 문장에 마음이 쓰여 한참 동안 휴대폰을 놓지 못했다. 오빠는 매우 지적인 사람이었다. 노동현장에 있었지만, 책을 놓지 않았다. 함께 보내던 사춘기 시절 오빠의 방에는 늘 방바닥부터 천정까지 책이 쌓여 있었다. 정작 시를 쓸 사람은 오빠였다는 부채감에 나는 출장에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시골에서 천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오빠는 내가
어느 날 하루, 어느 해 한 년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겠지만, 2023년은 강원도와 춘천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강원도는 올해 6월부터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공포됨에 따라 강원도라는 명칭이 사라지고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명칭과 지위를 보장받는다. 강원도의회는 강원특별자치도의회로, 강원도교육청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 변경된다. 특별자치도는 도 단위로는 제주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고, 세종시를 포함하면 세 번째다. 강원특별자치도법은 강원의 지역적·역사적·인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와 고물가·고금리·경기침체의 고단함은 이어지겠지만 그래도 다들 희망을 이야기한다. 국민과 시민의 심부름꾼들도 신년사를 통해 희망과 비전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협치에 대한 언급 없이 막무가내식 개혁을 강조했다. 그에 대해서는 소중한 지면을 위해 접어두자. 대신 두 사람의 신년사를 간단히 소개한다. 육 시장은 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놓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취임 후 민생경제범대책위를 꾸리고 25개 읍면동과 농산촌에서 주민을 만나고, 정파를 떠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행정을 혁신하고 시정 목표를 설정하
1890년 10월, 일본은 메이지 천황 이름으로 이른바 ‘교육칙어’를 발표한다. ‘칙어’란 임금이 몸소 타이르듯 내리는 말, 또는 그것을 공표한 글을 뜻한다. 천황의 만수무강을 비는 기미가요가 일본의 국가처럼 불리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교육칙어는 천황에 대한 헌신과 충성을 강요하고 군국주의에 동조하도록 가르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일본 군국주의를 추앙하던 박정희는 ‘국민교육헌장’으로 그것을 계승했다. 윤석열은 별안간 해괴하고 불온한 교육관을 들고 나왔다. 일본의 천황제와 군국주의에 대한 사상과 이념, 고뇌의 흔적조차 없는 개소리
아폴로 싸롱에는 서양 가수들의 팝송만 흘러나왔던 게 아니다. 송창식, 양희은의 노래도 흘러나오곤 했다. 양희은의 맑은 가을하늘 같은 목소리로 나오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차가운 네 눈길에 얼어붙은 내 발자국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에안녕 안녕 목메인 그 한마디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하략)송창식의 음울하게 나오던 ‘창 밖에는 비 오고요’는 또 어떠했던가. 창밖에는 비 오고요바람 불고요그대의 귀여운 얼굴이날 보고 있네요창밖에는 낙엽 지고요바람 불고요그대의 핼쓱한 얼굴이(하략)그렇다. 춘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연초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감회는 매년 새롭게 다가온다. 매년 정부에서도 국민생활 편의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여러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고 만들어나간다. 우리 삶에 밀접한 제도와 정책들, 바뀐 점을 미리 알고 있다면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검은 토끼의 해, 2023 계묘년을 맞이하여 달라진 점을 알아보자.최저임금 제도는 국가가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해 일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보호하는 제도이다. 파트타임 근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2023년의 최저임금은 20
2022년의 마지막 날, 새해 타종식을 보려고 춘천시청에 갈까 했다. 하지만 추위와 졸음을 못 이길 것 같아 타종 직관이라는 꿈을 접고 따뜻한 안방 TV 앞에 자리를 잡았다. 연말을 맞아 화려하게 차려진 각종 시상식을 비추는 채널들 사이로 2022년 한 해 동안 세계 각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벌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자국의 패권을 넓히기 위해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세력 다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이
20일 강원도청사 부지선정위원회가 밝힌 고은리 신축부지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부지선정위원회는 투명하고 명확한 배점기준에 의해 공정하게 부지 선정이 이루어졌다고 했지만 지역 언론의 기사에 300여개의 부정적인 댓글이 달릴 만큼 여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의혹이 제기되는 내용은 타당해 보이고 분명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우선은 부지선정위원회의 처신이 매끄럽지 못하고, 부지선정위원회가 의혹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부지선정위원회가 최종 후보지를 확정하기 까지 과정을 보면 몇가지 의문이 드는데 이에 대한 해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연말연시가 되면 신문방송들이 새해에 달라지는 것들을 소개한다. 보통 어떤 제도가 신설되는지 또는 기존의 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내용이 대다수이다.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그 전과는 다른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고 변화를 꿈꾼다. 그러나 올해 새롭게 바뀌는 제도나 법을 보면 희망찬 기대보다는 암울한 전망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도 하고, 오히려 현상 유지라도 하였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얘기하기도 한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유통기한으로 표시되던 것이 소비 기간 표시제로 바뀌고, 최저시급이 9천 6
《춘천사람들》에 근무하는 동안 신문의 정체성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 왔다. 예전에는 춘천지역만을 다루는 유일한 주간신문으로서 약간의 정체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춘천의 이슈와 문제를 발굴해 끝까지 탐사하는 신문을 만들고 싶지만, 개인적·구조적 한계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 몇 주에 걸쳐 작성했다는 타 신문의 훌륭한 탐사 기사들을 읽으면서 씁쓸한 입맛만 다셔야 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직원 대부분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2023 총회준비위원회가